[뉴욕증시]미중 극한 대립이 인플레 악화시키나…S&P 0.7%↓

중국 반발 속 펠로시 전격 대만行…시장 긴장
"펠로시 맞선 중국 대응, 공급망 영향 미칠듯"
''구인 감소'' 미 고용까지 둔화하나…침체 공포
이 와중에 연준 인사들 "인플레 정점 멀었다"
  • 등록 2022-08-03 오전 6:20:35

    수정 2022-08-03 오전 6:20:35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미국 뉴욕 증시가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대만을 전격 방문하면서 미중 갈등이 극에 달하자, 금융시장 역시 긴장 속에 사태를 주시했다.

(사진=AFP 제공)


펠로시 전격 대만行…시장 긴장감

2일(현지시간)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1.23% 하락한 3만2396.17에 마감했다.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0.67% 내린 4091.19에 거래를 마쳤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0.16% 떨어진 1만2348.76을 기록했다. 이외에 중소형주 위주의 러셀 2000 지수는 0.05% 내렸다.

3대 지수는 장 초반부터 약세 압력을 받았다. 미국 권력 서열 3위인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중국의 격렬한 반발 속에 대만에 도착했기 때문이다. 펠로시 의장의 대만 도착 소식이 미국에 알려진 이날 오전 낙폭은 컸다.

펠로시 의장은 대만 타이베이 쑹산공항에 도착한 이후 낸 첫 성명에서 “전 세계가 독재와 민주주의 사이에서 선택을 마주한 상황에서 2300만 대만 국민에 대한 미국의 연대는 오늘날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며 “(이번 방문은) 대만의 민주주의를 지지하려는 확고한 약속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공산국가인 중국에 맞서 대만 민주주의를 지키겠다는 의미임을 분명히 한 것이다.

그는 또 워싱턴포스트(WP) 기고문을 통해 “몇 년간 중국이 대만과의 긴장을 높이고 있어 대만의 민주주의가 위협 받고 있다”며 “시진핑 국가주석이 집권을 강화하면서 인권과 법치에 대한 무시를 지속하고 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펠로시 의장의 첫 메시지는 당초 예상보다 강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오안다의 에드워드 모야 수석투자전략가는 “펠로시 의장의 방문에 대한 중국의 대응은 공급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이는 인플레이션 압력을 강하게 지속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뉴욕 증시는 장중 큰 변동성 속에서도 약세 압력이 컸다.

미국 노동시장이 점차 둔화하고 있다는 지표까지 나왔다. 노동부가 공개한 올해 6월 구인·이직보고서(JOLTS)를 보면, 6월 채용 공고는 1069만 8000건으로 전월(1130만 3000건) 대비 줄었다. 금융정보업체 팩트셋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1114만건)를 하회했다. 지난해 9월 이후 9개월 만에 가작 적다.

뉴욕타임스(NYT)는 “6월 감소 폭은 코로나19 사태 초기 두 달을 제외하면 20여년 전 관련 통계 집계 이후 가장 컸다”고 전했다. CNBC는 “채용 공고가 급격하게 감소하면서 노동시장 둔화 조짐을 나타냈다”고 설명했다.

이는 오는 5일 나오는 7월 고용 보고서를 앞둔 상황이어서 더 주목된다. 월가는 7월 비농업 신규 고용이 25만 8000건으로 점치고 있는데, 이를 하회할 경우 침체 논쟁은 더 격화할 가능성이 있다.

미 고용까지 둔화하나…구인 감소

연방준비제도(Fed) 고위인사들의 강경 발언 역시 투자심리에 악영향을 미쳤다.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인플레이션을 억제하는 노력이 끝나려면 아직 멀었다”며 “연준은 기준금리를 인상한 후 한동안 높게 이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는 “연준이 금리 인상 주기를 끝내기 전에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쳤다는 확실한 증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내년 이후 연준이 금리 인하 쪽으로 돌아설 것이라는 월가 일각의 기대에 찬물을 끼얹는 언급들이다.

월가 거물 투자자인 빌 애크먼 퍼싱스퀘어캐피털 최고경영자(CEO)는 CNBC에 나와 “현재 미국 경제의 가장 큰 문제점은 인플레이션”이라며 “이를 해결하려면 강력한 긴축이 오랜 기간 이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러면서 “인플레이션 완화를 위해서는 향후 12~18개월간 금리가 4%보다 높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시장 컨센서스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다.

이에 연준 통화정책에 민감한 미국 2년물 국채는 장중 3.085%까지 폭등하며 3%선을 뚫었다. 10년물 국채금리도 덩달아 2.774%까지 상승하면서 증시에 부담을 줬다.

그나마 나스닥 지수의 낙폭이 상대적으로 작았던 것은 우버의 예상 밖 호실적 덕이다. 우버는 올해 2분기 매출액이 80억 70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39억 2900만달러)의 두 배가 넘는다. 이날 우버 주가는 18.90% 폭등했다.

유럽 주요국 증시는 일제히 약보합 흐름을 보였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30 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23%,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는 0.42% 각각 떨어졌다.

국제유가는 소폭 상승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9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0.56% 오른 배럴당 94.4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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