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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월 “인상 속도 늦출 수 있다”
27일(현지시간)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1.37% 상승한 3만2197.59에 마감했다.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2.62% 오른 4023.61에 거래를 마치며 4000선을 회복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4.06% 오른 1만2032.42를 기록했다. 이외에 중소형주 위주의 러셀 2000 지수는 2.39% 올랐다.
뉴욕 증시는 장 초반부터 상승세를 탔다. 빅테크 어닝 시즌의 출발을 알린 마이크로소프트(MS)와 알파벳(구글 모회사)의 2분기 실적이 시장 예상을 하회했음에도 각각 주가는 큰 폭 오르면서다.
MS는 애저 등 클라우드 서비스의 매출액 증가율이 40%에 달했다는 점에 투자자들은 주목했고, 이날 주가는 무려 6.69% 폭등했다. 알파벳 역시 검색엔진 사업부의 실적이 호조를 보이면서, 주가는 7.74% 뛰어올랐다. 애플(3.42%), 아마존(5.37%), 테슬라(6.17%), 메타(페이스북 모회사·6.55%) 등 다른 빅테크 주사 역시 상승했다.
시장의 주목을 받은 것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었다. 연준은 이날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75bp(1bp=0.01%포인트) 인상하는 ‘자이언트스텝’을 밟았다.
그는 “지금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졌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매우 강력한 노동시장 등 잘 돌아가는 경제 분야가 매우 많다”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그러나 “통화정책 기조가 계속 긴축으로 가면서 누적되는 정책 조정이 경제와 물가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평가하면서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추는 게 적절할 것 같다”며 긴축 속도조절론을 대놓고 언급했다. 시장은 파월 의장이 경기를 거론하면서 인상 속도조절을 암시할지 가장 눈여겨 봤는데, 이를 비교적 명확하게 답했다. 그는 “몇몇 경제 활동들이 둔화하고 있다는 징후를 보고 있다”고도 했다.
파월 의장의 발언에 연준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국채금리는 급전직하 했다. 기자회견 전만 해도 3.108%까지 올랐는데, 갑자기 2.962%까지 떨어졌다. 금리 인상 강도에 대한 전망이 그만큼 옅어졌다는 뜻이다. 이에 따라 뉴욕 증시는 기술주를 중심으로 장중 폭등을 거듭했다.
나스닥, 파월 회견 직후 폭등세
실제 각종 지표들은 경기 둔화를 가리키고 있다. 이날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에 따르면 6월 펜딩 주택판매지수는 전월 대비 8.6% 하락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1.0% 하락)보다 큰 폭 줄었다. 아울러 모기지은행협회(MBA) 집계를 보면, 지난주 모기지 신청 건수는 전주와 비교해 1.8% 감소했다. 4주 연속 하락세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초호황을 누리던 주택시장마저 침체 여파를 받기 시작한 것이다.
그나마 내구재 수주는 다소 호조를 보였다.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6월 내구재 수주는 전월 대비 1.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 전망치(0.4% 감소)를 상회했다.
유럽 주요국 증시는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30 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53%,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는 0.75% 각각 상승했다.
국제유가는 수요 감소 우려가 다소 잦아들면서 상승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9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2.40% 오른 배럴당 97.26달러에 장을 마쳤다.
이는 원유 재고가 예상보다 크게 줄면서 수요 우려가 작아졌기 때문이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의 집계를 보면, 지난 22일로 끝난 한 주간 원유 재고는 전주 대비 450만배럴 감소한 4억 2210만배럴로 나왔다. 시장 예상치(70만배럴 감소)보다 더 줄었다는 것은 그만큼 원유를 찾는 수요가 많았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