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건강] 귀에 물이 고인다 '중이염' 주의

경희대학교병원 이비인후과 김상훈 교수
  • 등록 2021-12-18 오전 8:39:29

    수정 2021-12-18 오전 8:39:29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중이염은 중이에 발생하는 모든 염증을 의미한다. 실제 이비인후과를 내원하는 환자 중 대다수가 앓고 있는 질환이다. 성인에 비해 소아가 더욱 취약한데, 그 이유는 이관의 구조가 짧고 굵으며 수평으로 있기 때문이다. 중이염은 크게 급성과 만성, 그리고 삼출성으로 구분된다.

감기나 인두염, 알레르기 질환에 걸리면 구조상 코 뒤쪽에 있는 이관을 통해 박테리아, 바이러스 등 각종 세균이 중이로 올라가 염증을 일으킨다. 점막이 붓기 시작하면서 이관이 서서히 막히고 고막이 빨갛게 변하다 점막이 충혈되고 중이 내에 물이 고이게 된다. 급성 중이염의 초기 단계로 이를 계속 방치할 경우, 중이 내의 분비물이 고름으로 변하면서 중이 내 압력이 상승, 통증과 고열이 나타난다.

경희대병원 이비인후과 김상훈 교수는 “아이가 감기를 앓다가 고열과 함께 귀가 먹먹하거나 이통, 두통 등의 증상을 호소한다면 급성 중이염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며 “일반적으로 안정과 충분한 휴식을 취하면 호전되기는 하나 증상의 정도에 따라 항생제와 진통제를 복용하는 것이 좋으며, 증상이 없다고 임의로 투약을 중단하면 여러가지 합병증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이비인후과 전문 의료진의 지시에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발열, 통증 등 염증에 따른 증상이 나타나는 급성 중이염과 달리, 삼출성 중이염은 특별한 증상이 없어 알아채기 어렵다. 소아 난청의 가장 흔한 원인으로도 손꼽히고 있다. 조용히 부르는 소리에 반응이 없거나 TV 소리가 잘 들리지 않아 볼륨을 평소보다 높이거나 가까운 곳에서 보고 있다면, 반드시 의심해봐야 한다. 발병 원인은 감기와 알레르기 비염, 아데노이드 비대증, 부비동염 등이다.

김상훈 교수는 “약물요법을 우선적으로 활용하되 부비동염, 알레르기 비염 등 원인질환에 대한 적절한 치료가 선행되어야 한다”며 “심한 청력저하가 관찰되거나, 3개월 이상 계속되는 삼출성 중이염, 재발이 자주 일어나거나 고막 함몰, 유착 등 구조적 변화가 발생한 경우, 어지럼증이나 감각신경성 난청 등의 합병증이 발생한 경우는 환기관 삽입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환기관 삽입술은 고막을 절개해 중이강에 고인 염증성 물을 제거한 후, 절개한 부위에 환기관을 위치시키는 시술이다. 현미경으로 고막을 관찰하면서 조그만한 환기관을 삽입하는 것이다. 부분마취로 간단히 시행가능하나 협조가 어려운 소아의 경우는 전신마취 하에 진행한다. 편도 및 아데노이드 적출술을 함께 시행하면 재발률을 낮출 수 있다. 시술 후 1년이 지나면 환기관은 자연적으로 빠져나오고 절개된 고막은 자연 치유된다.

김상훈 교수는 “급성 중이염과 삼출성 중이염이 3개월 이상 지속되면 만성 중이염으로 분류하고 병소를 직접 제거해 병의 진행을 막는 수술치료를 기본원칙으로 적용한다”며 “청력 회복과 중이 내의 구조를 유지해주는 데 그 목적이 있으며, 수술 전에는 약물치료를 통해 염증을 충분히 치료하고, 자세한 청력검사와 CT촬영을 병행해 상태를 정확히 파악한다면, 후유증을 최소화하고 치료효과를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중이염 예방을 위해서는 폐렴구균, 인플루엔자 등의 백신 예방접종을 적극적으로 권한다. 예방접종은 중이염 발생률을 약 43% 정도 감소시킬 수 있다고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감기 등 상기도 감염을 주의하고, 부비동염이 있다면 약물치료와 보존적 치료를 시행하는 것이 좋다. 또한, 코골이 증상을 동반하는 편도나 아데노이드 비대가 있다면 수술을 통해 제거하는 것도 중이염 예방에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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