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전재욱 기자] CJ그룹 전 계열사는 친환경에 초점을 맞춘 제품과 서비스를 제조·제공하고자 골몰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플라스틱과의 전쟁을 선포했고 CJ대한통운은 택배차량을 전부 전기화물차로 전환하고자 한다. 노력은 결실을 맺고 있다. CJ올리브영은 종이 영수증을 없앤 것만으로 수령 20년짜리 나무 1만 그루를 보존하는 효과를 거뒀다.
기업의 비재무적인 요소를 개선하면 장기적으로는 재무적인 성과로까지 이어진다는 게 그룹이 내다보는 그림이다. 개중에 환경은 그룹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를 관통하는 키워드인 것이다. 이를 밀어붙이고자 주력 계열사 CJ제일제당이 이달 ‘지속가능경영위원회’를 별도 조직으로 꾸린 것은 의지를 보여준다. CJ대한통운과 CJ ENM도 조만간 위원회를 꾸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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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을 재활용하지 않는 게 포인트이다. 재활용은 차선일 뿐이니 아예 없애는 게 최선이다. 이런 맥락에서 친환경 플라스틱 소재 ‘PHA(Poly hydroxyl alkanoate)’를 제작했다. PHA는 토양이든 해양이든 어느 환경에서도 생분해한다. 생산 기술을 가진 기업은 세계적으로 소수이다.
PHA 소재는 상용화에 성공했다. CJ제일제당 `행복한 콩 두부`는 PHA 소재가 적용된 첫 제품이다. 이 제품 하나 만으로 연간 플라스틱 50t을 절감하리라고 기대된다. CJ제일제당은 올해를 PHA 대량 생산 원년으로 삼고 있다. 연간 목표 생산량은 5000t이다.
플라스틱과 전쟁은 계열사 전반에서 이뤄지고 있다. CJ대한통운 직원이 입은 ‘ECO+ 유니폼’에 숨은 친환경 요소를 알아보는 것도 흥미롭다. 유니폼은 생수나 음료 용기로 쓰이는 폐페트병을 재활용한 원사로 제작했다. 1벌에 들어간 폐페트병은 약 14개다. 2000벌을 제작했으니, 이로써 폐페트병 2만8000개를 재활용한 것과 같다. 페트병 1개를 처분하면서 발생하는 탄소배출량은 약 60g이다. 유니폼 2000벌을 제작함으로써 탄소배출 1680kg을 줄인 것이다. 소나무 560그루가 1년 간 흡수하는 양과 맞먹는다.
CJ대한통운 친환경 완충재도 마찬가지다. 제품과 포장 박스 사이 공간을 채워온 것은 플라스틱과 비닐이었는데 종이로 바꿔버린 것이다. 이로써 작년 절감한 플라스틱은 약 230t이다.
재활용 고민않는 사고전환
CJ ENM 커머스 부문도 마찬가지로 친환경 완충재와 패키지를 도입하고자 종이 사용을 늘렸다. 재활용이 어려운 비닐테이프 대신 접착제가 필요 없는 ‘에코 테이프리스 박스’를 도입한 것도 호평을 받았다. CJ ENM 커머스 부문이 2017년부터 친환경 포장재를 바꿔서 감축한 △비닐·플라스틱 포장재 양은 약 24.4t △플라스틱 재질 테이프 약 2300km △ 재활용이 안되는 부직포 3.5t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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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대한통운이 열어가는 전기화물차 시대도 획기적이다. 지난해 11월 배송 현장에 1t 전기화물차를 투입한 것이다. 전기화물차는 시범으로 운행한 적은 있지만 상용화하기는 CJ대한통운이 처음이다. 현재 경기 군포와 울산에 두 대씩 총 4대가 일선에서 활약하고 있어 걸음마 수준이다. 회사는 창립 100주년을 맞는 2030년까지 모든 차량을 전기화물차로 교체할 계획이다.
물류업계에서 전기차 시대를 이끌어가는 것은 고무적이다. 경유차는 대기 오염과 탄소 배출 주범으로 지목되는데 운송에 투입된 상용 화물차도 이런 지적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CJ대한통운 전기화물차는 온실 가스 감축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택배업계 선두기업 CJ대한통운의 움직임으로 후속 반응이 나올 수 있다.
CJ그룹 관계자는 “CJ는 기업에 요구되는 지속가능 경영을 외면하지 않고 적극적인 자세로 받아들이고 있다”며 “조만간 그룹 차원의 ESG거버넌스 체계를 완성하고 지주사 및 주요 계열사에도 지속가능위원회를 출범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