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법안프리즘] 입사하면 그만?…부정채용 취소 法 추진

류호정, 채용비리특별법 제정안 대표발의
'채용비리' 범죄로 규정..처벌 근거 마련
부정 채용 취소·피해자 구제 추진
  • 등록 2020-10-02 오전 8:00:00

    수정 2020-10-02 오전 8:00:00

[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2018년 은행권 채용 비리로 일부 청탁자와 실무자가 법적 처분을 받았지만, 정작 부정 채용으로 입사한 직원은 여전히 회사를 다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채용 비리가 범죄에 해당한다는 내용이 법에 없어 채용을 취소할 법적 근거가 없어서다.

류호정 정의당 의원이 지난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질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일 정치권에 따르면 류호정 정의당 의원은 이번 정기국회에서 채용비리 처벌 특별법 제정안을 대표발의 할 예정이다.

채용비리 특별법은 채용비리를 `범죄`로 규정하는 내용을 주요 골자로 한다. 채용비리 행위를 요구 또는 약속한 때에는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7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아울러 채용비리에 해당한 구직자의 채용을 취소하고, 피해자를 구제하는 내용도 담겼다. 채용비리의 피해자 특정이 가능한 경우(합격대상자였으나 점수조작 등으로 탈락하게 된 경우)에는 그 피해자가 서류심사, 필기시험, 면접시험 중 피해를 입은 단계를 통과한 것으로 보아 그 다음 단계의 응시기회를 부여하고, 최종면접에서 피해를 입은 경우 즉시 채용하도록 했다. 또 고용노동부는 채용비리자의 명단을 공개할 수 있도록 한다.

그동안 법 체계에는 ‘채용비리’라는 개념 자체가 규정되어 있지 않았다. 이 때문에 채용비리 연루자들은 업무 방해와 남녀고용평등법 위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하지만 채용비리 청탁자는 실무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법망을 빠져나가고, 채용비리 수혜자의 자격을 박탈할 법적 근거조차 없었다는 것이 류 의원의 설명이다.

실제로 우리은행과 대구은행 등 채용비리 관련 대법원 판결까지 받은 시중은행조차도 부정 채용으로 입사한 직원들은 현재까지 직장을 다니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은행·KB국민은행·하나은행 등은 아직 채용비리 재판이 진행 중이다.

류 의원은 “지금의 제도로는 청탁한 사람들 대부분이 수사를 받지 않거나 제대로 처벌되지 않고, 청탁을 받은 몇 사람만이 유죄판결을 받는다”며 “법을 고치지 않으면 부정 합격자는 회사에 남고, 피해자인 탈락자는 구제를 받지 못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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