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 5월 초 수출 반토막…"금융위기 이상 어려울 것"

1~10일 수출 69억달러…전년比 46.3%↓
美·EU 수출 절반 '뚝'…車수출 80% 급감
  • 등록 2020-05-12 오전 2:02:00

    수정 2020-05-12 오전 2:02:00

항해 중인 컨테이너선 모습. 이미지투데이
[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코로나19 여파로 5월초 수출이 반 토막 났다. 아직 월초 실적이지만 경기가 좋아질 기미가 없어 수출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상의 침체 가능성도 제기된다.

관세청은 5월 1~10일 수출액이 69억달러(약 8조4000억원)로 전년대비 46.3% 감소했다고 11일 밝혔다. 조업일수를 고려한 하루 평균 수출액도 전년대비 30.2% 감소했다. 이는 관세청이 1~10일 수출액을 집계한 2016년 4월 이후 가장 적고, 하락 폭도 최대다.

코로나19가 미국·유럽으로 확산한 지난 4월 수출액은 전년 동월대비 24.3% 감소해 2009년 5월 이후 10년10개월 만에 가장 부진했다. 5월 수출액은 2000년 이후 월간 수출액이 전년대비 가장 큰 폭으로 내린 2009년 1월의 마이너스(-) 34.5%를 갈아치울 수도 있다.

5월 들어 대부분의 업종과 국가의 수출이 줄었다. 미국과 유럽연합(EU)에 대한 수출은 각각 54.8%, 50.6% 줄었다. 베트남(-52.2%)과 일본(-48.4%) 수출액 역시 지난해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코로나19 여파에서 빠르게 벗어난 대중국 수출액의 감소 폭이 29.4%로 그나마 적었다. 업종별로는 승용차의 타격이 가장 컸다. 전년대비 무려 80.4% 줄었다. 석유제품도 유가 급락과 맞물려 75.6% 줄었다. 최대 수출품목인 반도체 역시 17.8% 감소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주요국의 록다운(봉쇄령)·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영향이 컸다. 승용차 주력 시장인 미국과 EU, 인도는 사실상 모든 자동차 판매가 중단됐다. 중국 내 수요는 일부 회복했지만 중국의 수출 역시 멈춰서면서 우리의 중간재 수요도 큰 폭으로 줄었다. 현대·기아차는 수출 수요가 사라지며 4월 말부터 5월5일에 이르는 황금연휴 기간에 국내 전 사업장이 쉬었다. 주요 정유사들도 정기 보수를 앞당겨 정제공장 가동률을 낮췄다.

코로나19 수출 충격은 2008년 금융위기에 버금갈 것으로 우려된다. 코로나19 확산 상황에 따라 수출 부진이 올 하반기까지 장기화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최근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2008년 금융위기는 선진국 금융 충격이 주원인이었으나 현 코로나19는 전 세계 수요에 충격을 주고 있다”며 “코로나19에 따른 우리나라 수출은 금융위기 때보다 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데일리 이동훈 기자] 월별(1~10일) 수출액 증감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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