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력 후보로 꼽히던 KB금융(105560)지주는 푸르덴셜 생명 인수 적정성을 두고 노사 간 논란이 일면서 새 국면을 맞았습니다. 두 달 전만 해도 ‘알짜’ 매물로 꼽히며 경쟁이 뜨거울 것으로 점치던 인수전이 서로의 이해관계 아래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며 상황이 계속해서 바뀌는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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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비 사항인 관계로 원매자별로 얼마의 가격을 써냈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다만 업계에 따르면 원매자들과 푸르덴셜 간 인수가에 대한 시각차가 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최소 약 2조원, 많게는 3조원을 육박할 것이라던 입찰가가 코로나19 사태 이후 사실상 ‘새로고침’ 버튼을 눌렀기 때문입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지난 15일(현지시각) 코로나 19에 따른 경기침체 방어를 위해 기준금리를 0.00~0.25%로 1% 포인트 인하했고 한국은행도 16일 기준금리를 연 1.25%에서 0.75%로 0.50%포인트 내린 상황. 자본 확충이나 수익성 측면에 있어 금리가 무엇보다 중요한 보험업계에서는 ‘첫 제로금리’ 시대의 시작은 먹구름과도 같은 소식입니다.
상황이 이렇자 푸르덴셜 측이 몸값을 높이기 위해 본입찰 참여자를 대상으로 프로그레시브 딜로 전환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원매자들이) 적어낸 가격이 썩 맘에 들지 않으니 여기서부터 경매 방식으로 치르겠다’고 입장을 바꿀 수 있다는 건데요. 원매자들의 인수 의지가 확고하다는 전제하에 몸값을 높이려는 의도라는 게 업계의 설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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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국민은행 여의도 본점에서 열린 KB금융 주총에 참석한 KB손해보험 노조 관계자는 윤종규 회장의 푸르덴셜 생명 인수전 참여에 대해 “성과 부풀리기용 인수·합병(M&A)으로 보인다”며 “앞으로 생보사 매물이 시장에 많이 나올 수 있는 만큼 (몸값이 높은) 푸르덴셜 생명 인수에 나설 때가 아니다”고 주장 했습니다.
벌써부터 본입찰 이후 1~2주일 이내 나오는 우선협상대상자(우협) 선정이 늦춰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일각에서는 과감하게 유찰(인수전을 무효로 하는 것)을 단행하고 다음 기회를 노릴 것이라는 추측도 있습니다. 예상치 못한 코로나19 사태로 몸값 산정이 어려워진 만큼 사태가 어느 정도 진정되면 다시 기회를 노리겠다는 건데요.
막바지로 가는 줄 알았던 푸르덴셜 생명 인수전에 새 변수가 계속 돋아나면서 ‘지금은 아닌 거 같다’고 평가받는 상황. 윤 회장의 말처럼 꽤 괜찮은 비즈니스이자 여전히 ‘알짜’로 꼽히는 푸르덴셜 생명은 봄기운이 완연해지기 전에 새 주인을 맞을 수 있을지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