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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유태환 기자] 이인영 의원이 지난 8일 더불어민주당 신임 원내대표에 당선되면서 민주당은 1년 임기의 20대 국회 마지막 원내사령탑 선출을 마무리했습니다.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 초대 의장 출신이자 86(80년대 학번·60년대 출생)의 대표 주자인 이인영 신임 원내대표는 전임자인 친문(문재인) 홍영표 의원과 달리 당내 비주류로 분류됩니다.
민주당이 배출한 20대 국회 4명의 원내대표(우상호·우원식·홍영표·이인영)는 이같이 계파나 성향이 가지각색이지만 변하지 않고 이어져 온 공통점이 한 가지 있습니다. 바로 20대 총선에서 ‘금배지’를 세 번째로 단 3선 중진의원이라는 점입니다.
반장 성격 원내대표, 3선 이상 간판 필요
여의도 정치권에는 공식처럼 여겨지는 선수별 당직 배분 관행이 존재합니다. 선수에 따라 당직을 나누는 게 가능할 정도의 ‘인력 풀’이 있는 128석 민주당과 114석 자유한국당을 중심으로 그 내용을 살펴보겠습니다.
원내대표를 언급한 만큼 먼저 원내지도부를 짚고 넘어가겠습니다. 민주당과 한국당 모두 원내 실무 협상을 담당하는 원내수석부대표에는 공히 재선을 임명하고 있습니다.
이인영 원내대표도 원내수석으로 재선의 이원욱 의원을 선임했고, 한국당 원내수석 역시 재선인 정양석 의원입니다. 앞서 홍영표 전(前) 민주당 원내대표가 재선인 진선미·서영교 원내수석의 잇따른 사의로 인해 초선의 이철희 의원을 원내수석으로 임명하기는 했지만, 임기가 얼마 남지 않는 상황에서의 세 번째 원내수석이었다는 점 등 예외적 조치였다는 게 중론입니다.
협상파트너인 제1야당 원내대표와 원내수석이 집권여당 원내대표와 원내수석보다 선수가 월등히 높거나 균형이 맞지 않는다면 미묘하게 기 싸움에서 밀릴 수 있다는 점 등을 신경 써야만 한다는 얘기입니다. 또 원내대표-원내수석-원내부대표로 이어지는 지휘계통에서도 선수 역전이 일어난다면 원내운영에 애로상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물론 원내 의원들 간 반장 성격인 원내대표 선거 자체에 나가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3·4선 이상의 중진 간판이 필요합니다. 자신보다 선수가 앞서는 의원들이 당내 다수를 차지한다면 그만큼 원내운영과 통제가 어려울 수밖에 없을 테니 말입니다.
‘국회의원의 꽃’ 상임위원장 역시 3선 이상
원내지도부 다음으로 당 지도부의 선수 안배를 살펴보겠습니다.
당 지도부는 선수에 따른 인선 기준이 있기는 하지만 원내지도부보다는 느슨한 편입니다. 의원들만 투표권을 갖는 원내대표와 달리 당원과 일반 국민도 표를 행사하는 당 대표부터가 원외부터 6선까지 선수에 있어서 천차만별 행태를 보이기도 합니다.
당 비서실장 역시 민주당은 신창현·김정우·김성환 의원 등 초선이 면면을 이어왔지만 한국당은 홍준표 대표체제의 강효상 비서실장을 제외하고는 재선이 역할을 해왔습니다. 당 대변인은 초선이, 수석대변인은 재선이 맡아온 점은 양쪽 다 동일합니다.
국회 전반으로 눈을 돌려보면 ‘국회의원의 꽃’으로 불리는 상임위원장 역시 민주당과 한국당 모두 3·4선 의원이 맡는 게 당연시됩니다. 국민의 선택을 다년간에 걸쳐서 받아온 점과 그동안 쌓아온 경력을 인정한 조치입니다.
실제로 양당이 상임위원장을 차지하고 있는 상임위 중 3·4선을 제외한 의원이 위원장을 맡은 곳은 여당이 여성 몫으로 안배한 행정안전위원회, 여성가족위원회 두 곳이 유이합니다.
다만 상임위원장에는 선수 말고도 고려되는 점이 한 가지 더 있습니다. 바로 나이입니다.
역설적이게도 보다 진보성향의 민주당은 자당 몫의 상임위원장을 배분할 때 선수 다음으로 출생연도를 따져 경선 없이 할당합니다. 반면 민주당보다 위계나 서열문화가 강할 것으로 보이는 한국당은 상임위원장 후보들 간 교통정리가 되지 않을 시에 민주적 절차인 의원총회 투표를 거쳐 상임위원장을 선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