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성비 甲' 편의점 도시락, 누가 주로 찾나 보니

오피스 및 1인가구 밀집지역서 도시락 주로 구매
중구·관악구, 편의점 도시락 매출 상위권
오피스 상권선 주말 도시락 매출 감소…직장인 수요 절대적 입증
학생 많은 양천구·노원구선 삼각깁밥 등 주먹밥류 인기
  • 등록 2018-12-03 오전 5:45:00

    수정 2018-12-03 오전 5:45:00

[이데일리 송주오 기자] 6첩 반상은 기본이다. 연어, 와규, 장어 등 최고급 식재료도 맛볼 수 있다. 그래도 가격이 1만원을 넘지 않는다. ‘혜자 도시락’으로 대표되는 편의점 도시락이 직장인과 1인 가구, 자영업자의 든든한 한 끼를 책임지고 있다.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편의점 도시락 시장이 올해 3500억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이는 지난해(2500억원)와 비교해 40%가량 신장한 수치다. 2013년 779억원과 비교하면 5년 만에 4.5배나 올랐다. 편의점 도시락은 4000원 내외의 저렴한 가격에 한 끼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 특징. 외식 물가 상승으로 점심 값 부담이 커진 직장인은 물론 1인 가구, 자영업자들이 편의점 도시락을 즐겨 찾고 있다.

편의점 CU가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집계한 결과를 살펴보면 서울 시내에서 도시락 매출 비중이 가장 높은 지역은 강북구(41.6%), 동대문구(41.5%), 관악구(41.3%) 순으로 나타났다. 강북구와 관악구는 1인 가구 비중이 높은 대표적인 지역이다. 동대문구는 옷가게, 소규모 공장 등이 즐비한 곳으로 자영업자들이 주로 도시락을 찾은 것으로 분석된다. 학생 비중이 높은 양천구와 노원구는 삼각김밥 등 주먹밥류의 매출 비중이 각각 29.2%, 27.6%로 다른 지역에 비해 높았다.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세븐일레븐 조사에서도 1인 가구 밀집지역과 오피스 단지에서 도시락 매출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서울시 25개 자치구의 평균 매출을 100으로 산정해 기준으로 삼은 도시락 매출 지수에서 중구(152.5), 강남구(135.0), 관악구(124.3)가 상위 3개 지역으로 꼽혔다. 중구와 강남구의 경우 각각 주말 도시락 매출 지수가 133.5, 106.7로 떨어져 직장인의 수요가 절대적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에 반해 1인 가구 밀집지역인 관악구는 130.3으로 오히려 주말에 도시락 매출이 상승했다.

상권별로 나눠보면 주거지역에서 도시락을 찾는 소비자들이 많았다. 올해 1월부터 지난달 25일까지 상권별 도시락 매출을 분석한 GS25 자료에 따르면 도시락 판매의 42.2%가 원룸 등 주거 밀집지역에서 이뤄졌다. 이어 오피스 지역이 25.9%, 학원가가 7.4% 순이었다. 1인 가구와 직장인 및 자영업자들이 편의점 도시락의 주 고객임을 재차 확인할 수 있는 수치다.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시간대별로는 점심시간인 오전 11시부터 오후 1시 사이에 도시락 매출 비중이 22.7%로 가장 높았다. 이어 저녁 8시부터 11시까지 18.3%, 오후 5시부터 7시 사이에 18.2%의 매출이 각각 발생했다. 점심 이외에 저녁과 야식 등을 편의점 도시락으로 해결하고 있는 셈이다.

편의점 도시락은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비)에서 벗어나 ‘프리미엄’으로 진화하고 있다. 4000원대 주력 상품을 바탕으로 횡성한우, 장어 등 고급 식재료로 만든 프리미엄 도시락을 한정판으로 시장에 출시하고 있다. 가격은 7000원 이상으로 상대적으로 비싸지만, 호텔 도시락 못지않은 품질로 많은 소비자들이 찾고 있다.

GS리테일 식품연구소 연구원들이 쌀 품질을 판별하는 기기로 쌀을 살펴보고 실제 밥을 지어 맛을 확인하고 있다.(사진=GS리테일)
또 식품연구소, 상품개발팀 등 별도의 팀을 운영해 도시락 품질 향상에 주력하고 있다. GS25는 2013년에 ‘식품연구소’를 설립했고 이어 CU가 2015년에 ‘상품개발팀’을 만들었다. 해당 부서는 호텔 출신 셰프, 영양사, 면 전문가 등으로 구성해 맛과 품질, 영양까지 고루 갖춘 도시락 개발에 한창이다. GS25의 식품연구소는 매년 200여 가지의 신제품을 개발하고 매달 15개 이상의 신상품을 만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서울 시내 점심 한 끼 가격이 1만원에 육박하는 등 소비자들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며 “편의점 도시락은 4000원대의 저렴한 가격에 맛과 품질까지 갖춰 찾는 이들이 늘고 있다. 1인 가구 증가 등 가구 행태 변화와 혼밥 트렌드 등 사회 변화도 편의점 도시락이 인기를 끄는 데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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