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나간 PB, 밖에서도 '승승장구'

국내 편의점 PB 시장 10년새 20배 성장
이마트, 화장품 PB '센텐스' 이어 생활 PB '노브랜드'도 해외 진출 성사
GS리테일·올리브영 등도 PB 상품 해외 수출
신세계 PB '엘라코닉'은 TV홈쇼핑서도 인기
  • 등록 2018-11-21 오전 5:00:00

    수정 2018-11-21 오전 5:00:00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알 낙힐 몰 센텐스 1호점.(사진=이마트)
[이데일리 이성웅 기자] 유통업계가 자체 브랜드(PB) 상품을 통해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유통업계는 PB 상품을 자체 유통 채널에서 판매하는 것을 너머 해외 수출과 타 채널 진출을 통해 PB상품의 활로를 넓히고 있다.

20일 한국개발연구원(KDI)에 따르면 국내 편의점업계의 PB 시장 규모는 지난해 3조5000억원을 넘은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2008년 1600억원 규모에서 10년만에 20배 이상 성장한 셈이다.

편의점 전체 매출에서 PB 매출의 비중도 지난해 40% 가까이 늘어났다.

과거 대형마트와 편의점을 중심으로 단순히 ‘값싼 상품’으로 인식됐던 PB가 이제는 소비자들에게 상품 경쟁력을 인정받고 ‘효자 상품’으로 거듭나기 시작한 셈이다.

특히 우리 유통업계의 PB상품은 해외 수출 품목으로써도 자리잡고 있다.

이마트(139480)는 최근 필리핀 유통업계 2위 업체인 ‘로빈슨스 리테일’과 이마트의 PB인 ‘노브랜드’ 전문점 브랜드를 수출하는 계약을 맺었다. 노브랜드 전문점이 해외에 진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향’에 초점을 맞춘 이마트의 화장품 전문점 브랜드 ‘센텐스’도 이번 수출 계약에 포함됐다. 센텐스는 지난 7월 사우디아라비아 최대 유통그룹인 파와즈 알호케어(Fawaz Alhokair)가 운영하는 쇼핑몰 알 낙힐 몰(Al Nakheel Mall) 1층에도 전문점을 열었다.

이번 계약으로 오는 2020년까지 필리핀 내에 노브랜드와 센텐스 전문점은 각 25개씩 총 50개 매장이 들어선다. 매장 개발과 운영은 로빈슨스 리테일이 맡으며, 이마트는 상품 수출 대금과 로열티를 받게 된다.

최근 노브랜드는 이마트의 차세대 먹거리로 부상하고 있다. 노브랜드의 해외 수출액은 올 들어 지난 10월까지 전년 동기 대비 57.8% 증가했다. 지난 11일 진행한 중국 온라인쇼핑몰 ‘징둥닷컴’의 광군제(光棍節·독신자의 날) 행사에선 스낵 분야에서 매출액 기준 3위에 오르기도 했다.

GS리테일의 PB ‘유어스’도 해외로 판로를 넓히고 있다. GS리테일은 지난해부터 베트남과 필리핀 등 동남아시아와 중화권 시장을 중심으로 유어스 상품을 수출 중이다. ‘오모리김치찌개라면’, ‘홍라면매운치즈볶음면’ 등 100여개 상품을 해외 소비자들에게 선보이고 있다.

대만 세븐일레븐에서 판매 중인 GS리테일 ‘유어스’ 상품들.(사진=GS리테일)
GS리테일은 아시아 시장을 너머 올해 미국, 캐나다, 말레이시아 등 10여개국으로 수출 시장을 확대한다. 수출품목도 음료수와 스낵류 외에 아이스크림과 냉동식품, 가정간편식(HMR) 등을 추가할 계획이다.

헬스앤뷰티(H&B) 매장 올리브영도 자체적으로 기획한 화장품 브랜드로 해외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기초화장품 브랜드 ‘라운드어라운드’와 약국 화장품 브랜드 ‘보타닉힐 보’는 지난해 8월부터 미국 아마존닷컴에서도 판매 중이다. 올해 들어선 중국 역직구몰 ‘카오라닷컴’,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의 ‘티몰’ 등에 입점했다.

수출뿐만 아니라 다른 유통 채널로 판매 활로를 넓히는 브랜드도 있다.

신세계백화점의 속옷 브랜드 ‘엘라코닉’은 지난 16일 신세계 TV쇼핑에 단독으로 라운지 웨어를 선보였다. 이날 방송에서 실시간 시청자수는 20만 명을 기록했으며, 매출은 1시간 만에 1억 원을 넘겼다.

엘라코닉은 신세계백화점의 프리미엄 PB로 올해 10억원이 넘는 매출을 올리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유통 마진을 줄여 소비자들에게 합리적인 가격으로 상품을 제공하기 위해 시작했던 PB가 이제는 유통업계의 한 축으로 자리 잡았다”며 “PB는 해외 시장 개척에 사용할 수 있음은 물론, 중소협력사들과 상생 모델로도 주목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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