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일 한국개발연구원(KDI)에 따르면 국내 편의점업계의 PB 시장 규모는 지난해 3조5000억원을 넘은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2008년 1600억원 규모에서 10년만에 20배 이상 성장한 셈이다.
편의점 전체 매출에서 PB 매출의 비중도 지난해 40% 가까이 늘어났다.
과거 대형마트와 편의점을 중심으로 단순히 ‘값싼 상품’으로 인식됐던 PB가 이제는 소비자들에게 상품 경쟁력을 인정받고 ‘효자 상품’으로 거듭나기 시작한 셈이다.
특히 우리 유통업계의 PB상품은 해외 수출 품목으로써도 자리잡고 있다.
이마트(139480)는 최근 필리핀 유통업계 2위 업체인 ‘로빈슨스 리테일’과 이마트의 PB인 ‘노브랜드’ 전문점 브랜드를 수출하는 계약을 맺었다. 노브랜드 전문점이 해외에 진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계약으로 오는 2020년까지 필리핀 내에 노브랜드와 센텐스 전문점은 각 25개씩 총 50개 매장이 들어선다. 매장 개발과 운영은 로빈슨스 리테일이 맡으며, 이마트는 상품 수출 대금과 로열티를 받게 된다.
최근 노브랜드는 이마트의 차세대 먹거리로 부상하고 있다. 노브랜드의 해외 수출액은 올 들어 지난 10월까지 전년 동기 대비 57.8% 증가했다. 지난 11일 진행한 중국 온라인쇼핑몰 ‘징둥닷컴’의 광군제(光棍節·독신자의 날) 행사에선 스낵 분야에서 매출액 기준 3위에 오르기도 했다.
GS리테일의 PB ‘유어스’도 해외로 판로를 넓히고 있다. GS리테일은 지난해부터 베트남과 필리핀 등 동남아시아와 중화권 시장을 중심으로 유어스 상품을 수출 중이다. ‘오모리김치찌개라면’, ‘홍라면매운치즈볶음면’ 등 100여개 상품을 해외 소비자들에게 선보이고 있다.
|
헬스앤뷰티(H&B) 매장 올리브영도 자체적으로 기획한 화장품 브랜드로 해외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수출뿐만 아니라 다른 유통 채널로 판매 활로를 넓히는 브랜드도 있다.
신세계백화점의 속옷 브랜드 ‘엘라코닉’은 지난 16일 신세계 TV쇼핑에 단독으로 라운지 웨어를 선보였다. 이날 방송에서 실시간 시청자수는 20만 명을 기록했으며, 매출은 1시간 만에 1억 원을 넘겼다.
엘라코닉은 신세계백화점의 프리미엄 PB로 올해 10억원이 넘는 매출을 올리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유통 마진을 줄여 소비자들에게 합리적인 가격으로 상품을 제공하기 위해 시작했던 PB가 이제는 유통업계의 한 축으로 자리 잡았다”며 “PB는 해외 시장 개척에 사용할 수 있음은 물론, 중소협력사들과 상생 모델로도 주목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