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고 풍부한데다 일자리까지 창출...왜 신재생에너지인가 '답'은 나왔다

韓 에너지전환 지수 49위..서울 CO₂배출량 세계 최대
신재생에너지 발전가 갈수록 ↓..일자리 창출↑
  • 등록 2018-09-04 오전 6:00:00

    수정 2018-09-04 오전 6:00:00

강북 아리수 태양광 발전. 에너지공단 제공.
[이데일리 정태선 기자]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이산화탄소 (CO₂)배출 불량국 오명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최근 노르웨이 과학기술대(NTNU)가 189개국 약 1만 3000개 도시의 연간 CO₂배출량을 분석한 결과, 서울은 세계 도시 중에서 가장 많은 CO₂를 배출했다. 배출량 상위 100개 도시가 세계 CO₂ 배출량의 약 20%를 차지했는데, 그 중에서 최대 배출 도시는 서울이다. 중국 광저우가 2위, 미국 뉴욕이 3위였다. 이어 홍콩, 로스앤젤레스, 상하이, 싱가포르순이었다.

또 세계경제포럼(WEF)이 최근 발표한 국가별 에너지 전환 지수(ETI) 순위에서 한국은 전체 114개국 가운데 49위에 머물렀다. 에너지 안보와 지속가능한 환경, 경제성, 미래 대비 태세 등에 점수를 매긴 평가에서 100점 만점에 56점을 받는데 그쳤다. 이 조사에서 WEF는 114개국을 선진국, 유럽 개발도상국, 아시아 개발도상국, 라틴아메리카와 카리브해 연안국 등 7개 범주로 분류했다. 한국은 32개의 선진국 중 하나였는데 최하위권인 30위를 차지했다. 한국은 에너지 접근성과 안정성 등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은 반면 환경 지속성은 최하위권을 면치 못했다. 저탄소 에너지 구조의 정착을 위해 에너지 전환 정책을 추진해야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신재생에너지 가격 갈수록↓… 2020년 원전보다 싸져

이 같은 문제가 제기되면서 문재인 정부는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을 37% 감축하고,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20%로 확대하겠다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김현철 산업통상자원부 신재생에너지정책단장은 “파리기후변화 협약이후 전세계는 지구 온난화의 주범으로 온실가스를 지목하고 배출량의 40%를 차지하는 석탄발전을 대체하기 위해 재생에너지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면서 “비용이 많이 들더라도 신재생에너지 관련 산업이 발전할 수 있는 기반을 닦아야 한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석탄발전 비중이 높은 이유는 값이 쌌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도 30% 가까이 석탄발전에 의지하고 있다. 산업부에 따르면 2014년 기준으로 1kwh당 발전 단가가 석탁은 60원인 비해 원자력은 120원, 태양광은 140원, 풍력은 90원이다. 하지만 2020년쯤 석탄은 80원, 원자력은 130원, 태양광은 80원, 풍력은 70원으로 역전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재생에너지 관련기술이 발전하는데 비해 원자력 등은 안전·관리비용 등이 증가한 탓이다. 또한 섬이나 다름없는 한국의 지정학적 조건과 국가안보 등을 감안해 에너지자립도를 높이려면 장기적으로 재생에너지 비중을 높여야 한다. 우리나라는 석유나 천연가스가 풍부한 산유국들과 달리 자원이 부족해 에너지공급에 필요한 자원을 95%가량 해외에서 수입하는 형편이다.

韓 신재생에너지 7%대…선진국은 비율 높여 고용까지 확대

하지만 국내 신재생에너지 비중은 지난해 기준으로 7%대 머물러 있다. 반면 선진국은 빠르게 비율을 끌어올리고 있다. 한국에너지공단에 따르면 2015년 기준 전세계 발전량 중 신재생에너지 비율은 22.8%에 달한다. 전세계 신재생에너지원별로는 수력이 70.3%, 바이오·폐기물이 8.5%, 태양·풍력·지열·해양 등이 21.2%다.

친환경에너지 선두주자인 독일은 이미 2015년 기준 신재생에너지 비율이 29.2%에 달했다. 화석에너지 55.1%, 원자력 14.3%, 비재생폐기물 1.1%, 기타 0.3%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독일은 2025년까지 발전량의 40~45%, 2035년까지 55~60%, 2050년까지 80%를 신재생에너지로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일본의 경우 신재생에너지비율이 16.4% 수준이며 2030년까지 총 발전량 중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22~24%로 끌어올린다는 복안이다. 중국은 전체 발전량의 24.1%가 신재생에너지로 구성돼 있다.

미국도 2015년 기준 전체 발전량 중 신재생에너지 비율은 13.6% 수준이다. 화석에너지 67.1%, 원자력 19.3%에 이어 3번째다. 이 같은 추세에 발맞춰 정부는 2030년에는 신재생에너지 설비용량 규모를 48.7GW까지 늘리고 이 중 95% 이상을 태양광(30.8GW)·풍력(16.5GW) 등 청정에너지로 공급할 계획이다.

에너지공단 제공.
국내 신재생에너지 잠재력 풍부..“서울시민 1년 사용량 862배”

국내 신재생에너지를 개발할 수 있는 잠재력은 풍부한 편이다. ‘2016 신재생에너지 백서’에 따르면 현재 신재생에너지 자원으로 얻을 수 있는 잠재생산량은 8965.7GW에 달한다. 이는 2015년 국내 생산 총 전력량의 22배에 달하는 규모로 인구 약 1000만 명의 서울시민이 1년 동안 사용하는 전력량(10.4GW)의 862배나 된다.

특히 선진국 사례를 보면 신재생에너지 비중이 높아질수록 관련 고용인력이 천문학적으로 늘고 있다. 전세계 신재생에너지 분야에 모두 1034만 3000명이 고용돼 있다. 태양광에 336만 5000명, 바이오 305만 5000명, 수력 180만 4000명, 풍력에 114만 8000명 등이다. 이 중 중국·브라질·미국·인도·독일 및 일본의 고용이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신재생에너지 중심으로 에너지전환을 추구하면서 이 분야에 2030년 2400만명, 2050년에 2880만명이 고용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친환경 전원믹스는 국민안전과 건강을 지키기 위한 정책인 동시에 신성장동력 창출을 위한 수단으로 한국도 세계적인 트렌드에 따라 장기적인 관점에서 친환경 전력정책을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에너지공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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