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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정병묵 기자] 경기도 하남시 오피스텔 시장에 ‘공실’ 적신호가 켜졌다. 미사강변 신도시를 중심으로 여러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면서 오피스텔 분양도 속속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공급 과잉에 따른 가격 하락, 공실률(빈 집 또는 사무실 비율) 상승에 유의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25일 KB부동산에 따르면 올해와 내년 하남시 오피스텔 입주 예정 물량은 1만1600실로 2000년부터 2017년까지 전체 재고량(3229실)의 3배에 가까운 수준이다. 특별시와 광역시를 제외한 전국 시·군 중 최대 물량이다. 기간을 올해부터 2020년까지로 1년 더 늘리면 1만8400실로 약 5배에 가까운 물량이 입주를 기다리게 되는 셈이다.
하남시는 올해 수도권 부동산 시장에서 가장 뜨거운 지역이다. ‘울트라 로또’ 단지로 주목받은 ‘미사역 파라곤’을 비롯해 ‘포웰시티’ 등에 청약통장이 몰리면서 투자 과열 양상이 나타났다. 정부가 특별사법경찰을 투입해 불법 청약 집중 단속을 벌이거나 당첨자 위장전입 조사에 나서기도 했을 정도다.
서울 지하철 5호선 연장(하남선 복선전철)은 물론 9호선 연장, 위례~신사선 연장 등 교통 호재까지 겹치면서 하남시 상업지역 내 오피스텔 분양까지 활발히 이뤄지는 중이다. 최근에는 ‘미사역 더오페라2’, ‘덕풍역 아이시티 하남’ 등이 분양을 진행 중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도시 규모가 커진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2020년까지 분양 예정 물량이 현재 오피스텔 재고의 5배 가까이 된다는 것은 지나치다고 해석하고 있다. KB부동산 관계자는 “오피스텔 공급 물량의 대부분이 상업지역 내에 들어서는 소형 주거시설”이라며 “향후 5년간 2만실에 가까운 엄청난 양의 오피스텔을 시장이 과연 소화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당초 이 지역의 오피스텔 공급 과잉은 서울 잠실과 강동권으로 출퇴근하는 입주 수요 때문이기도 하다. 그러나 지하철 5호선 상일동~검단 구간 개통이 당초 예상보다 늦어진 2020년으로 확정되면서 오피스텔 공실 공포는 더욱 증가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박미래 부동산114 선임연구원은 “하남시의 올 하반기 오피스텔 입주 물량만 4000실가량”이라며 “향후 3년간 입주 물량을 감안하면 단기 물량 급증에 따른 공실률 상승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