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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성무 코트라 중국 선양무역관 부관장은 16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선양을 비롯해 북한과 국경을 접하고 있는 중국 동북 3성(지린성, 헤이룽장성, 랴오닝성)으로 진출을 생각하는 투자자들이 많지만 신중하면서도 장기적인 시각으로 접근하라고 당부했다.
코트라에 따르면 지난 2016년 기준 동북 3성에 진출한 한국 기업은 총 261개사다. 2010년 초반만 해도 남북관계나 북·중 관계가 무르익을 것이란 기대로 우리 기업들의 진출이 급증했지만 5·24조치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대북 제재에 부딪혀 급감했다. 결국 최근 3년간 소규모 기업들은 사업을 접고 다시 한국으로 돌아가거나 중국 다른 지방으로 떠나는 경우가 허다하다. 하지만 올 들어 시작된 북한이 개방 의지를 드러나며 분위기가 바뀌기 시작했다.
허 부관장은 “대부분의 기업이 구상 단계에 있기 때문에 공개를 꺼리고 있다”면서도 “개인 사업자는 물론, 일부 대기업도 진출을 모색하고 있고 내부적으로 다양한 계획을 수립 중이다”고 말했다. 단둥의 한 소식통은 올해 4월 이후 SK와 포스코, 포스코대우 등 국내 내로라하는 대기업들이 단둥 일대를 다녀갔다고 귀띔하기도 했다.
북한이 개방만 하면 경의선을 따라 서울부터 북한 신의주, 중국 랴오닝성 단둥까지 연결된다. 북·중 교역의 70%가 이뤄지는 단둥은 선양이나 베이징 등과 고속철도로 연결돼 교역 확대의 수혜를 볼 것으로 기대되는 곳이다. 두만강 북쪽의 지린성 투먼 역시 빼놓을 수 없다. 동해선과 지린~창춘 고속철도가 연결된 곳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낙후된 동북 3성은 북한의 개방을 기회로 경제개발을 하기 위해 해외 기업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아울러 중국 특유의 정치적 민감성 역시 고려해야 한다. 이미 지난해 우리 기업들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 방어체계) 문제로 중국 내 사업에서 어려움을 겪은 바 있기 때문이다. 허 부관장은 “(중국에서) 안보는 경제 문제보다 우선시되는 문제”라면서도 우리 기업의 생각도 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제까지 한국 기업들은 시장이 개방되면 그 시장을 우리가 도맡겠다는 생각, 경쟁에서 이겨야 한다는 생각으로 접근해 왔다”며 “앞으로는 중국도 여러 시장 중 하나의 시장이란 시각으로 다른 경쟁국에 비해 비교 우위를 가진 품목을 중심으로 접근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