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상 혁명]⑥"식탁을 점하라"…유통업계, '뜨거운' 배송 전쟁

가정간편식 ‘밀키트’로 현관까지 배달
유통, 물류망 확보한 ‘유통업체’ 선점
BGF리테일, 헬로네이처와 ‘합작사업’
식품업계도 '배송', '아침배달' 사업↑
  • 등록 2018-07-06 오전 5:30:00

    수정 2018-07-06 오전 5:30:00

한 고객이 자신의 집에서 GS리테일의 밀키트 ‘심플리쿡’ 제품을 주문, 요리 준비를 하고 있다.(사진=GS리테일)
[이데일리 강신우 기자] 직장인 김모(39·여)씨는 주말 아침을 ‘밀키트’(Meal kit)로 연다. 오전 7시만 되면 야쿠르트 아줌마가 현관문 앞까지 직접 배달해 주기 때문에 신선한 식재료로 아침 식사를 준비할 수 있다. 김씨는 “밀키트에는 요리법(레시피)과 필요한 양만큼의 식재료가 함께 담겨 있어 따로 장보는 시간을 들이지 않아도 맛있는 음식을 만들 수 있어 즐겨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물류창고·유통망 확보한 ‘유통업체’ 배달 선점

“재료 준비는 저희가 할게요. 고객님은 사랑하는 가족을 위한 셰프가 돼 주세요.”

가정간편식(HMR)에 이어 진화한 형태인 밀키트까지 유통·식품업체 간 배송전이 거세지고 있다. 밀키트는 손질이 끝난 식재료와 소스, 레시피가 들어 있어 일반 가정식부터 호텔식 고급요리까지 손수 만들어 먹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밀키트 ‘잇츠온’ (사진=한국야쿠르트)
밀키트 사업에선 식품업계 보다 유통업계가 강세를 보인다. 기존 유통망을 활용, 따로 배송 인프라를 구축하지 않아도 쉽게 시장에 진입할 수 있어서다.

GS리테일은 전국에 퍼져있는 GS25 편의점과 물류창고, 배송망을 활용한 밀키트 사업에 진출했다. 일명 ‘심플리쿡’이라는 브랜드로 갈비찜·스키야키·월남쌈 등 14종의 밀키트 제품을 선보였다. GS후레시나 종합 푸드 플랫폼 스타트업 ‘해먹남녀’를 통해 전날 밤 10시까지 주문하면 다음 날 아침 배송을 완료한다.

BGF리테일도 지난달 SK플래닛 자회사 ‘헬로네이처’에 300억원을 투자하며 전략적인 공동사업 추진을 알렸다. 헬로네이처는 온라인 식선식품 회사로 농·수·축산물을 공급받아 주문 다음 날 아침 8시까지 배송하는 새벽 배송 서비스를 수도권 전 지역에 제공하고 있다. BGF와 SK플래닛의 이번 합작으로 CU 편의점의 물류 역량과 헬로네이처의 원재료 수급망을 더해 신선식품 사업에서 시너지를 낼 전망이다.

최근에는 현대백화점이 백화점 업계 최초로 아침 배송 서비스 ‘새벽식탁’을 시작했다. 현대백화점 식품 전문 온라인몰 ‘e슈퍼마켓’에서 신선·가공식품과 반찬류 등 100여개 상품을 오후 4시까지 주문하면 다음날 오전 7시 전에 받아볼 수 있다. 현재 서울·경기 및 인천 지역에서만 이용할 수 있지만 향후 주요 대도시로 배송망을 확대할 예정이다.

밀키트 ‘셰프박스’.(사진=현대백화점)
앞서 밀키트 브랜드 ‘셰프박스’를 출시한 현대백화점은 채소와 고기, 생선, 장류 등 팔도 특산물을 식재료로 공급하고 셰프가 직접 만든 레시피 카드를 함께 제공한다. 차돌버섯찜, 양념장어덮밥 등 10여종의 상품을 판매 중인데 향후 최대 30여개로 상품 수를 늘릴 계획이다.

식품업계도 ‘배송’, 간편식 배달 시장 커진다

식품업계에도 정기 배송 식단을 내놨다. 가장 활발한 곳이 한국야쿠르트다. 기존 야쿠르트 아줌마의 ‘새벽 배송망’으로 밀키트 사업을 확장, 정기배송 서비스 론칭 한 달 만에 정기 고객 수가 1만명을 훌쩍 넘었다. 제품군별로 가장 인기 있는 품목은 손질된 식재료가 필요한 만큼 레시피 카드와 함께 담겨 있는 밀키트였다. 전체 주문량의 50% 이상을 차지했으며 차돌박이 순두부찌개 키트, 전복사골미역국, 프라임 스테이크 세트 순으로 잘 팔렸다.

동원홈푸드의 가정간편식 온라인 배달 전문몰 ‘더반찬’도 최근 정기 배송 식단을 선보였다. 여름 바캉스철을 위한 정기 배송 서비스 ‘칼로핏350’을 내놨다.

칼로핏350은 한끼에 350㎉ 이하로 구성된 20여 가지의 식단을 정기 배송해주는 서비스다. 한번에 3일분 식단(도시락 3개, 샐러드2개, 간식류1개)을 배송하며 배송료는 무료다. 메뉴는 쭈꾸미세비체, 연어포케, 가자미구이 등 15개 도시락 메뉴와 살몬카도 샐러드, 바질치킨샐러드 등 6개 샐러드 등이다.

(사진=헬로네이처 홈페이지)
유통업계는 가정간편식뿐만 아니라 밀키트 시장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밀키트 산업이 먼저 시작된 미국의 경우 2012년 스타트업 ‘블루에이프론’에서 음식 재료 배달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시장이 크게 확대됐다. 아마존도 밀키트 시장 진출을 선언하면서 시장 규모는 약 1조7000억원(2016년 기준)까지 확대됐다.

업계 관계자는 “간편하면서도 맛있게 요리할 수 있는 즐거움을 느끼고 시간과 노력을 획기적으로 절약하는 등 밀키트의 장점을 경험해 본 고객들이 늘고 있다”며 “수요가 확대되면서 자연스럽게 공급 업체들도 늘어나고 있으며 이는 시장 전체 규모의 확대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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