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주 목적의 실 수요자는 모르겠지만 투자수익을 보기 위한 주택 구입은 다음 상승 사이클이 시작 될 한 참 뒤로 미루는 것이 안전하다고 본다. 집 값 추가 상승에 부정적인 이유는 우선 금리인상과 입주물량 급증 때문이다. 지난 회 살펴봤듯이 미국이 올해 기준금리를 총 3차례 이상 올릴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국내 대출금리도 오르고 있다. 2013년부터 이어진 부동산 시장 호황에 1~2년 집값이 워낙 큰 폭으로 상승하자 아파트 입주 물량이 크게 증가했다. 올해 전국의 아파트 입주물량은 약 44만가구로 2000년대 들어 최대 수준이다. 금리가 오르고 공급이 증가한다고 당장 부동산 가격이 떨어지지 않을 수도 있다. 시차는 분명 존재할 수 있다. 개별 주식처럼 호재가 있거나 수요가 몰리는 일부 특수 지역은 오를 수도 있다. 하지만 큰 틀에서 보면 주택가격상승세는 꺾인다고 보는 것이 맞다. 신(新)DTI,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등 정부의 주택담보대출규제와 재건축 규제, 종합부동산세 등 보유세 강화전망도 집값에 하방 압력을 주고 있다. 여기에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가 실시되면서 거래량 급감도 예상된다 . 조정대상지역에 있는 집을 팔면 2주택자는 기본세율(6~42%)에 10%포인트가 3주택이상 보유자는 20%포인트가 중과된다. 다주택자는 장기보유특별공제에서도 제외된다.
주택시장도 경기 사이클이 존재한다. 상승과 하락을 반복한다. 약 5년간 상승했지만 그 전에는 금융위기로 2008년부터 약 5년간 하락했었다. ‘강남불패’라는 강남도 그 때는 하락했었다. 반등이 다른 곳보다 빠르고 클 뿐이지 하락도 분명 존재한다. 서울 강남보다 집값이 훨씬 비싼 홍콩도 예외가 아니었다. 은행에서 투자 전문가로 있다 보니 고객으로부터 주택 가격 전망에 대한 문의도 많이 받는다. 문의에 답하다 보면 그들 역시 집 가격이 지나치게 상승했다는 데 동의하고 신규 투자도 쉽지 않다는 생각을 읽을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택 구입 욕구를 쉽게 포기하지 못하는 이유는 부동산을 대체할 만한 마땅한 투자자산을 찾지 못하기 때문인 것 같다. 주식과 채권은 없어도 되지만 전세라도 거주할 집은 있어야 하기에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거주 지역 부동산 전문가이기도 하다. 더구나 대다수는 주택가격 상승으로 상당한 투자 수익을 거둔 장본인 들이기도 하다. 다른 곳에서는 다 돈을 잃었지만 집에서는 벌었다며 어디가 좋은 투자처이며 왜 오를 것인지 귀뜸해주기도 한다. 하지만 내력을 살펴 보면 주식을 살 때처럼 집을 싸게 사지는 못했다. 가격이 내리면 주식은 팔았지만 집은 사는 집이니 가지고 있었을 뿐인데 어느새 본전을 넘어서 크게 오른 경우다. 투자의 제1원칙인 장기투자를 했기에 벌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결국 수익을 거두긴 했지만 비싼 가격에 사지 않았더라면 더 빨리 더 큰 수익을 거두었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