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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5일 성공적으로 폐막한 평창 동계올림픽의 열기가 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 개막으로 다시 달아오르는 가운데 LG전자의 ‘올림픽 마케팅’이 화제다. 지난 수 년간 비인기 동계스포츠 종목에 묵묵히 투자해왔던 LG전자(066570)의 후원이 드디어 빛을 발한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번 평창올림픽의 신데렐라는 단연 ‘여자 컬링대표팀’이었다. 여자 컬링대표팀은 예선에서 세계 1~5위를 모두 제압하고, 4강에서 연장 끝에 숙적 일본을 제압했다. 김은정이 김영미를 향해 목이 터져라 외친 “영미~”는 유행어가 됐다.
미국 뉴욕타임스, 영국 BBC 등은 ‘갈릭 걸스’라 부르며 대서특필했다. 대표팀 5명 중 4명이 고향인 의성 특산물 마늘에 빗댄 표현이다. SNS(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에선 청소기를 이용한 패러디가 봇물처럼 쏟아졌다. 컬링 경기에 사용되는 장비인 스톤과 브룸이 각각 로봇청소기, 무선청소기와 모양이 비슷해 청소기 모델로 적격이라는 이유에서다.
사실 LG전자는 여자 컬링팀을 광고모델로 쓰기 위해 굉장히 공을 들였다고 한다. 한국영업본부 마케팅팀 직원들은 경북 의성으로 달려가 선수들의 부모를 설득했다. 일회성 광고가 아니라, 선수들이 훈련에 집중할 수 있도록 장기간 후원하겠다고 약속했다. LG전자 관계자는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끝날 때까지 장기적으로 후원하기로 해 진정성을 받아들인 것 같다”고 부연했다.
LG전자는 지난해 3월부터는 남자 피겨스케이팅 차준환 선수도 공식 후원하고 있다. 차준환은 이번 대회에서 종합 15위로 ‘톱 10’ 진입에는 실패했지만, 한국 남자 피겨스케이팅 선수로는 올림픽 최고 성적을 냈다. 17세 어린 나이의 차준환은 앞으로 한국 남자 피겨의 역사를 새로 쓰기에 충분한 ‘대형 유망주’다.
남녀 아이스하키 국가대표팀도 LG전자 후원을 받고 있다. LG전자는 동계 스포츠 종목에 대한 관심을 높이기 위해 여자 아이스하키 국가대표팀을 디오스 얼음정수기 냉장고 모델로 내세우기도 했다. 이번 동계올림픽에 남북단일팀으로 출전한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은 비록 5전 전패했지만, 국민들에게 가장 뜨거운 박수를 받았던 선수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