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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소에 9백억 투자한 넥슨…채굴사업 시작한 엠게임
국내 1위 게임업체인 넥슨의 지주회사인 NXC는 지난해 9월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인 코빗 주식 12만5000주를 912억5000만원에 취득하고 경영권을 확보했다. 넥슨은 코빗의 블록체인 기술 활용 가치를 높게 평가해 인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넥슨과 함께 3대 게임사, 이른바 ‘3N’으로 꼽히는 엔씨소프트(036570)와 넷마블게임즈(251270)가 특별한 움직임이 없는 가운데 중견·중소 게임사들의 가상화폐 관련 사업 진출이 이어졌다.
‘오디션’ 개발사인 한빛소프트(047080)는 가상화폐거래소 코인제스트 지분 25%(10억)를 취득하는 한편, 3월부터는 해외투자를 대상으로 코인 사전판매 및 가상화폐공개(ICO·initial coin offering)를 실시한다는 방침이다.
파티게임즈(194510)는 비엔엠홀딩스, 미탭스플러스와 함께 300억원 규모의 ICO 대행 계약을 맺었다. 파티게임즈는 17일 모 회사인 모다(149940) 및 한빛소프트와 함께 거래소 및 ICO 코인 간 자본 협력과 마케팅 제휴 등을 골자로 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직접 채굴에 나선 업체도 있다. 엠게임(058630)은 가상화폐 채굴을 전문으로 하는 자회사를 설립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채굴부터 시작해 가상화폐 또는 블록체인 관련 사업으로 확장할 예정”이라고 했다.
IT 분야라 접근 쉽고 가상화폐 활용…중견·중소게임업체 몰려
중견·중소게임업체들이 가상화폐 사업에 대거 나선 이유는 게임 산업의 쏠림현상과도 관련 있다.
게임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개발력만큼 마케팅이 중요한데 대형게임사와 달리 중견·중소게임업체들은 마케팅 비용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마케팅 비용을 확실히 투자할 수 있는 대형 게임사는 다시 수익을 거두는 선순환 구조가 가능하나 중견·중소 게임사는 계속 어려울 수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게임업계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더욱 심해지면서 중견·중소 게임업체들이 살 길을 찾기 위해 가상화폐 사업에 뛰어든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가상화폐를 게임을 통해 유통할 수 있는 점도 게임업계가 가상화폐 사업에 나선 이유 중 하나로 분석된다. 실제 한빛소프트와 파티게임즈는 각자 발행할 가상화폐를 자사 게임뿐 아니라 서로의 게임에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같은 IT분야라 진입장벽도 높지 않다.
일각에서는 게임업체의 잇따른 가상화폐 사업 진출이 사행성을 조장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가상화폐는 게임머니와 달리 환전성이 뛰어나기 때문에 고스톱이나 포커 등의 웹보드 게임에서는 사행성이 극대화 될 수 있다.
게임물관리위원회 역시 이 같은 점을 주시하고 있다. 위원회 측은 “아직 한국은행 등 시중은행이 가상화폐를 화폐로 인정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금지하는 등의 제재 조치를 할 수는 없다”면서도 “사행성 우려가 높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예의주시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