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프라이데이 맞는 OLED, '번인' 논란 진화 총력

아이폰X 공식 발매 이후 관련 논란 재점화
평가기관 시험결과도 조금씩 흔적 나타나
LG, 소니, 애플 등 대응 나서..삼성은 신중
  • 등록 2017-11-20 오전 5:30:00

    수정 2017-11-20 오전 5:30:00

LG전자의 올레드TV B6. LG전자 홈페이지
[이데일리 이재운 기자] ‘블랙프라이데이’ 성수기를 맞은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진영이 이른바 ‘번인(Burn-in)’으로 불리는 잔상 문제 해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TV와 스마트폰 모두 OLED 디스플레이가 늘어나면서 업계도 새로운 국면을 맞아 펌웨어 업데이트 등 적극적인 대응에 나섰다.

19일 전자 업계에 따르면 디스플레이 품질 평가기관인 알팅스(Rtings)는 지난 9월부터 LG전자의 올레드TV(B6 기종)와 LCD(액정표시장치) 기반인 LG전자의 UJ6300, 삼성전자의 KU6300 등을 비교하는 실험을 진행해오고 있다. 네 방향의 귀퉁이 등에 하루에 2시간~5시간 30분씩 알팅스 로고를 띄워두는 실험을 반복하는데, 관찰결과에 따르면 올레드TV에 조금씩 흔적이 남는 것으로 나타났다. 알팅스의 실험 대상은 아니지만 역시 LG디스플레이(034220)의 OLED 패널을 사용한 소니 일부 제품도 역시 번인 현상이 확인된 것으로 알려졌다.

◇알팅스, 실험결과 매주 업데이트..“업계 공통의 문제”

OLED TV 시장과 OLED 스마트폰 채용이 확대되면서 초기 불량 증상인 번인 현상 논란도 커지고 있다. 특히 북미의 블랙프라이데이와 중국의 광군제, 춘절 수요 등이 오는 연말연시에 판매가 늘어나면서 관련 문제도 커질까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다.

번인 현상은 삼성전자(005930)가 처음 OLED를 양산형 휴대전화에 적용한 2009년 이후 꾸준히 불거져나온 문제다. 특정 무늬가 한 자리에 계속 떠있을 경우 이 ‘자국’이 화면에 남아 잔상을 만드는 현상을 일컫는다. 이는 OLED가 유기물이기 때문에 같은 자리에 동일한 자극을 받으면서 흔적이 남는 원리다.

삼성전자가 초기에 스마트폰에서 논란 대응에 애를 먹었듯이, 현재는 이를 처음 적용한 애플과 LG전자(066570)가 꽤나 애를 먹는 모양새다. 애플은 수 년째 OLED 패널 채용을 타진해오다 올해 특별판의 성격으로 OLED 기반 아이폰X(텐)을 처음 출시했는데, 번인 현상을 비롯해 녹색 선이 생기는 등 디스플레이 측면에서 계속 문제를 겪고 있다. 패널 자체의 결함이라는 설도 있지만, 패널 공급 업체인 삼성디스플레이가 이미 오랜 기간 삼성전자에 제품을 공급해 온 전례를 볼 때 이보다는 소프트웨어 문제라는 설이 더 무게를 얻고 있다.

애플도 이런 결함에 대해 일정 부분 인정하며 “이것은 OLED의 일반적인 현상”이라며 “장기간 사용시 OLED 디스플레이는 약간의 시각적 변화를 겪을 수 있다”고 고객들의 문의에 답했다.

LG전자는 TV 외에 스마트폰에서도 역시 논란에 휩싸여있다. 올 하반기 출시한 V30에 처음으로 OLED 패널을 적용했는데, 일부 사용자들이 통신사 로고 등 고정된 이미지의 잔상이 남는다는 점을 호소하며 ‘생각보다 심한 수준’이라고 항의하기도 했다.

◇보상회로-펌웨어 업데이트로 보완..대체방안 R&D도

삼성전자의 경우 오랜 기간 이 문제를 겪으며 실제 사용 환경에서 무리가 가지 않는 수준의 보완책을 마련해 이를 해결했다. 근본적인 문제를 완전히 해소한 것은 아니지만, 우선 하드웨어 상에서는 일종의 손상이 생기는 것을 막는 보상회로를 넣고, 소프트웨어 상에서는 펌웨어를 업데이트하는 식으로 문제를 해소해왔다.

삼성디스플레이 입장은 신중하다. 자신들의 제품에서 불거졌던 문제인 동시에, 역시 애플 아이폰X에 공급하는 패널을 삼성디스플레이가 만들어 공급하고 있어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삼성전자의 TV 사업부서인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가 지난달 OLED TV에 대한 ‘네거티브 마케팅’을 진행하다 최근 그만둔 이유도 자사 모바일 기기와 디스플레이 업체로 논란이 확산될 가능성을 고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도 관련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보상 회로를 비롯해 계속 펌웨어 업데이트를 진행하는 동시에, 실제 사용조건에서는 문제가 없음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대응에 나서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이나 LG 입장에서는 아직 적용 초기인 만큼 다소 시행착오를 겪을 것”이라며 “대체 소재나 기술에 대한 연구개발(R&D)에 업계가 적극 임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알팅스의 실험 화면. 알팅스 홈페이지
아이폰X(왼쪽)과 아이폰8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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