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어릴 때부터 사회활동이나 집단행동이 정말 싫었다. 고등학교를 마친 뒤 대학에 가거나 취업을 해야겠다는 생각은 조금도 들지 않았다. 아르바이트로 최소한의 생활비만 벌면서 칩거를 시작했다. 모은 돈으로 해외여행을 다녀왔고 시간에 쫓기는 일은 과감하게 그만뒀다. 그러다 보니 어느 순간 한 주에 이틀만 일하는 삶을 살게 됐다.
여기까지만 보면 떠오르는 단어가 있다. 프리터·니트족·사토리세대. 최근 일본 젊은이를 가리키는 말이다. 의미는 조금식 다르지만 최소한의 경제활동으로 여유로운 인생을 산다는 점에선 일치한다. 이들이 그랬듯 악착같은 돈벌이 대신 유유자적을 택한 저자는 자신의 삶이 “세상이 말하는 성공과는 정반대인데도 불행하기는커녕 날마다 흥미진진하다”고 말한다.
연수입은 900만원에 불과하지만 저자는 행복하다. 인생은 떼돈을 벌지 않아도 살 수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욕심을 부리지 않는다. 무엇을 하고 싶은지 몰라도 살 수 있기에 억지로 뭔가를 찾지도 않는다. 그렇다고 자신처럼 살 것을 강요하는 건 아니다. 대신 삶에 대한 결정만큼은 스스로 하는 것이 좋다고 권한다.
프리터·니트족·사토리세대가 삶을 대하는 태도를 직접 들을 수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 다만 세금도 연금도 낼 필요 없다는 식의 다소 독단적인 모습은 좀 불편하게 다가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