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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바른정당 의원이 지난달 29일 당대표 출마를 선언했다. 대선 패배로 낙선인사를 남기고 2선으로 물러선지 143일만이다. 다음달 13일 전당대회에서 유 의원이 당선될 경우 정의당을 제외한 야3당(자유한국당, 국민의당, 바른정당)은 대선후보 모두가 당권을 쥐게 된다.
이 같은 대선 후보들의 복귀는 유례가 없다. 물론 1997년 당시 대선에서 패한 이회창 후보가 8개월만에 총재로 복귀했고, 2012년 대선에서 패한 문재인 통합민주당 후보가 2015년 새정치민주연합 당대표를 맡았다. 그러나 대선이 반년도 지나지 않아 세 명의 낙선자가 당 간판으로 나선 것은 처음이다.
국민의당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제보조작 사건 후폭풍으로 고개를 숙였던 안철수 전 후보는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 33일만에 당권도전을 선언했다. 당원 절반 이상이 그를 찍었고 당대표가 됐다. 국민의당 창당 이후 서로 존칭을 써가며 하루에도 여러번 통화를 나누던 박지원 전 대표는 여전히 2선에서 훈수를 두고 있다. 리더십의 구조는 달라지지 않았다.
전직 대선 후보들의 복귀 명분은 당 살리기다. 아무리 훌륭한 잠룡이라도 정당 없이 성공할 수 없다. 세 사람은 지금이라도 시계를 2017년 10월로 맞추고 당이 재평가 받도록 해야한다. 올해 12월엔 대선이 없고, 문재인정권은 4년반도 더 남았다. 여당은 ‘100년 정당’을 구호로 무섭게 달려나가고 있다. 지방선거를 차기 대선 예선쯤으로 생각해선 곤란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