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를 흔드는 유커]中 관광객 모시려다 中 기업 키운 꼴

日 진출하는 알리페이, 서비스 개시 전부터 3만개 점포망
바이두, 관광홍보하는 국가들과 MOU 맺으며 정보망 확충
"관광객 유치하려는 각국 노력, 중국기업 성장 동력으로"
  • 등록 2017-09-25 오전 5:19:00

    수정 2017-09-25 오전 5:19:00

[베이징= 이데일리 김인경 특파원] 이번엔 관광굴기다. 중국이 관광업을 발판으로 해외에서도 성장동력을 만들고 있다. 중국 관광객의 편의를 위해 중국 기업들과 제휴를 맺던 각국의 정부나 글로벌 업체들은 어느새 자국 내에서도 덩치가 커진 중국 기업의 모습에 당황한 기색이다.

지난달 16일 중국 최대 전자 상거래 업체 알리바바는 내년 봄께 일본에서 알리페이(알리바바의 전자 결제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이제까지 알리페이를 이용하려면 중국 내 은행에 계좌가 있어야 하지만 내년부턴 일본 계좌만 있어도 알리페이를 사용할 수 있다.

올해 일본의 전자결제 시장은 5조6000억엔(57조원) 수준으로 중국(2547조원)의 0.02%에 불과한 만큼 성장 가능성은 충분하다. 그러다보니 오리가미페이, 라쿠텐페이, 페이모 등 일본 브랜드는 물론 야후머니, 라인페이 등이 우후죽순으로 기업들이 진출한 상태다. 그런데 이 포화된 시장에 알리바바가 도전장을 낸 것. 하지만 알리바바는 일본 시장에서의 성공을 자신하고 있다.

전자결제 서비스의 성패는 가맹점의 확보가 가른다. 중국 관광객들의 소비 편의를 위해 일본 대다수의 면세점, 백화점, 편의점은 물론 잡화점인 돈키호테까지 이미 알리페이 결제 시스템을 도입해 QR코드를 제공하고 있다. 일본 서비스를 개시하기 전인 올해 초 기준 알리페이 가맹점은 일본 내 3만개 이상이다. 이미 15개월차인 일본 토종전자결제서비스 오리가미페이의 가맹점수(2만개)를 뛰어넘는다. 일본에서 중국인들을 위한 편의를 제공하다 정작 중국 기업에 시장을 내주게 생겼다는 위기감이 고조되는 이유이다.

중국 3대 인터넷 기업인 바이두 역시 중국 관광객을 바탕으로 성장하는 기업 중 하나다. 중국 스마트폰에는 구글 맵을 설치할 수 없다. 대신 중국인 5억여명이 바이두 지도서비스인 바이두맵(Baidu Map)을 이용하고 있다. 차이나데일리에 따르면 중국인 중 해외 여행에서도 바이두맵을 이용한다고 말한 이들은 열 명 중 세 명에 달한다.

그러다 보니 일본과 태국 등 중국인 관광객 비중이 높은 나라들은 국가 차원에서 바이두와 전략적 협력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덴마크와 핀란드, 노르웨이, 스웨덴 등 4개 북유럽 국가의 관광청 역시 지난 2016년 바이두와 MOU를 맺고 지리 데이터와 관광 명소 자료를 제공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바이두는 2020년까지 해외 고객 비중을 50%로 끌어올리고 구글맵의 아성에 도전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바이두의 리둥민 사업부 총책임자는 “바이두맵 세계 거의 모든 국가에 서비스를 제공하게 됐다”며 “중국 지도서비스의 세계 도약이 시작된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두는 지도 서비스를 바탕으로 자율주행차 본부를 설치하고 2019년 하반기 전세계에 자율 주행차를 출시할 계획도 수립했다.

이처럼 중국인 관광객을 유치해 경제를 활성화시키려는 각국 정부들의 노력들이 되레 중국 기업을 활성화하는 역설적인 효과도 나타나고 있다. 영국 포브스지는 “중국인 해외 관광객들에게 보다 친숙한 서비스를 제공하려다 중국 기업에 새로운 성장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래픽=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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