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C하우스 분석]⑨KTB네트워크, '투자 명가' 재건한다

  • 등록 2015-12-22 오전 5:00:00

    수정 2015-12-22 오전 5:00:00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KTB네트워크는 1980년 12월 한국기술개발주식회사법 제정에 따라 과학기술처 산하 국영기업으로 출발했다. 이후 2000년 민영화되면서 KTB네트워크로 사명을 변경해 벤처투자 업무를 이어오고 있다. 벤처캐피탈 1세대로서 35년간의 업력을 자랑하는 KTB네트워크에는 명실상부 벤처캐피탈(VC) 명가라는 수식어가 따라붙는다.

하지만 2008년 KTB네트워크가 증권업에 진출하는 과정에서 금융당국으로부터 신규 영업 중단 조치가 내려지며 3년간 펀드를 결성하지 못하는 중대 위기를 맞기도 했다. 펀드 규모는 100억원대로 쪼그라들었고 투자 여력이 다하며 주요 인력들이 이탈하는 내홍을 겪어야 했다.

옥션, 팬택&큐리텔 등 1990년대 굵지의 벤처기업들에 투자해 잭팟을 터트리며 화려한 트랙레코드(Track Record)를 보유하고 있는 KTB네트워크가 과거의 영예를 되찾는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는 않았다.

본격적인 펀드레이징(Fund Rasing)에 돌입한지 이제 5년째를 맞는 KTB네트워크는 현재 펀드 약정액 3062억원 규모의 대형 벤처캐피탈로 다시금 우뚝 섰다.

특히 KTB네트워크는 KTB금융그룹 내에서 중국 연계 투자 네트워크의 중심 계열사로 톡톡한 역할을 해내고 있다. 크로스보더(Cross Border) 딜이 강화되는 요즈음의 투자 추세를 선도하고 있다는 평가다.

중국 벤처투자업계에 한국계 자본의 활동을 찾아보기 힘들었던 2000년대 초반부터 KTB네트워크는 뿌리를 내렸다. 약정액 1000억원 규모로 지난 2006년 결성된 ‘KTB차이나옵티멈펀드’는 순수 중국 업체 투자 비중이 80%에 달했다. KTB네트워크가 30% 출자를 담당했고 군인공제회, 행정공제회, KDB산업은행 등 국내 자본이 주축이 된 펀드였다.

성과 역시 뛰어났다. 중국 최대 입시학원사인 △탈 에듀케이션 그룹(TAL Education Group) △중국의 유투브인 투도우 홀딩스(Tudou Holdings) △제대혈 1위 기업인 차이나 코드 블러드(China Cord Blood) 등으로 총 12개 중국 기업에 투자했다. 이중 8개 기업을 미국 및 홍콩, 캐나다 증시에 상장시키고 3개 기업은 인수합병(M&A) 매각을 통해 투자금을 회수했다. 성과지표의 기준이 되는 내부수익률(IRR) 20%를 달성하며 펀드 청산을 마쳤다.

KTB네트워크는 이같은 성과를 인정받아 2013년 1150억원 규모의 ‘해외진출플랫폼펀드’를 결성하는 등 한국기업의 해외진출을 연계하는 투자를 활발히 하고 있다. 최근 크로스보더딜을 강화키로 한 KTB투자증권과 연계해 해외투자에 강점을 띄는 투자하우스로 거듭나겠다는 포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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