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최대 백과사전 '임원경제지'를 아시나요

조선 후기 실학자 풍석 서유구
농업 중심 실생활 집대성한 백과사전
풍석문화재단 2018년까지 완역
전통농업, 의학, 건축 등 활용분야 무궁무진
  • 등록 2015-09-21 오전 6:15:00

    수정 2015-09-21 오전 6:15:00

임원경제지(사진=풍석문화재단)


풍석 서유구 선생 초상(사진=풍석문화재단)
[이데일리 김성곤 기자] 풍석 서유구(1764~1845) 선생이 평생에 걸쳐 쓴 조선 최대 전통실용백과사전인 ‘임원경제지’를 오는 2018년 완역한다.

‘임원경제지’는 조선시대 전통 농업·음식문화·의학·건축 분야를 집대성한 책으로 농업위주의 백과사전이다. 모두 16개 분야에 걸쳐 113권 54책으로 구성했다. 백성의 실생활과 관련한 분야가 대부분. 농업·목축·어업·양잠·상업 등 생산업 전반과 의학·음식·주거·선비가 알아야 할 일상실용 지식 등 생활 전반을 망라한다. 표제어 1만 8000여개, 자수는 252만자, 인용한 서적도 중국·조선·일본을 아울러 모두 893종이다.

신정수 풍석문화재단 이사장은 “‘임원경제지’를 집필한 서유구 선생은 일반 대중에게는 다소 생소하지만 학계에선 다산 정약용과 더불어 조선후기 실학을 집대성한 인물로 평가받는다”라며 “농업개혁으로 생산력을 늘리고 생활문화의 제도화·표준화를 통해 민생을 개선하는 데 평생을 바쳤다”고 말했다.

서유구는 당대 최고의 명문가 출신이지만 사대부들이 잡학이라며 무관심했던 농업·기술·의학 등 실용학문에 몰두했다. 특히 조선 후기 당대의 관념적 학문을 ‘흙으로 끓인 국이나 종이로 만든 떡’이라는 의미의 ‘토갱지병’(土羹紙餠)이라고 비판했다.

‘임원경제지’의 완역이 늦어진 건 워낙 내용이 방대한 데다 전문적이기 때문. 곡식농사백과 ‘본리지’, 의학백과 ‘인제지’, 음식요리백과 ‘정조지’, 교양·취미백과 ‘유예지’, 예술문화백과 ‘이운지’ 등에 담긴 정보는 실생활에 곧바로 적용할 만큼 구체적이다. 13년간 ‘임원경제지’ 번역에 매달려온 정명헌 임원경제연구소장은 “풍석 선생은 문헌해석과 편집에 탁월한 천재”였다며 “40대 초반부터 81세에 돌아가실 때까지 평생 작업했다”고 설명했다. ‘임원경제지’는 현재까지 90% 가량 초역을 마친 상태. 필사본 5종과의 비교·감수작업을 거쳐 내년부터 부분적으로 출간할 예정이다.

‘임원경제지’의 활용 분야는 무궁무진하다. 한마디로 음식·의학·농업·건축·의류분야 등에서 전통과 현대를 연결하는 실용콘텐츠가 마구 쏟아지는 것이다. 학계·산업계에서는 서유구의 대표 저술인 ‘임원경제지’를 완역·완간하면 한류 문화·산업의 원천 콘텐츠로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표적인 게 의학과 음식분야다. 한의학 지식을 다룬 ‘인제지’의 경우 허준의 ‘동의보감’ 200년 이후 발전한 내용을 두루 담았다. 음식분야 조리법도 무려 1600여종이 남아 있다. 정 소장은 “건축사, 의복사, 농업사 등 주로 생활사의 분야에서 ‘임원경제지’의 내용은 탁월하다”며 “음식분야에서는 한식세계화 지원은 물론 현대산업에서 활용할 수 있는 분야가 많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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