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타운 재시동]대지지분 매입 쇄도..웃돈도 5000만원 붙어

주택경기 살아나자 사업 재시동 잇따라
분양가 상한제 폐지 등으로 사업성 개선 기대
"대지 지분과 주변 집값도 오름세"
  • 등록 2015-04-10 오전 5:00:00

    수정 2015-04-10 오전 11:31:14

△서울 강북지역을 중심으로 존폐 갈림길에 섰던 뉴타운 사업이 최근 활기를 되찾고 있다. 주택시장 호조세에 힘입어 그동안 표류하던 뉴타운 사업 현장들이 하나둘씩 재시동을 걸고 있다. 올해 들어 추진 속도에 탄력이 붙기 사작한 한남뉴타운 사업지 일대 전경. [사진=서울시]
[이데일리 신상건 박종오 김성훈 기자] “올 들어 뉴타운 사업이 속도를 내기 시작했어요. 계획대로 추진되면 서울 한복판에 1만 3500여 가구의 매머드급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게 됩니다.” (한남5구역 재개발정비사업조합 관계자)

서울 강북지역을 중심으로 존폐 갈림길에 섰던 뉴타운 사업이 활기를 되찾고 있다. 분양시장을 중심으로 주택시장에 훈풍이 불고 있는 데다 민간 택지 분양가 상한제 폐지, 재건축 연한 단축 등으로 사업성 개선 기대까지 더해지면서 방치됐던 뉴타운 사업 현장들이 하나둘씩 재시동을 걸고 있다.

한남 5곳 중 4곳 조합 설립 마무리…청량리 뉴타운 6월쯤 관리처분인가 신청

최근 길음·청량리·한남뉴타운…. 오랜 기간 표류하다 최근 들어 뉴타운 사업이 급물살을 타고 있는 곳들이다.

허름한 단독주택과 다세대·연립주택이 난립한 한남 뉴타운은 올해 1월 6일 한남4구역이 조합설립 인가를 받으면서 1구역을 제외한 4개 구역이 조합 설립을 마무리했다. 이 중 사업 진행 속도가 가장 빠른 한남5구역 재개발정비사업조합은 오는 2017년쯤 아파트(2800여 가구) 분양을 계획하고 있다. ‘알짜배기 땅’으로 평가받았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공회전을 거듭했던 한남뉴타운이 주택시장 호조에 힘입어 사업에 탄력이 붙은 것이다.

현재 이곳 대지지분 가격은 주택형에 따라 3.3㎡(1평)당 2500만~6000만원대다. 전용면적 132㎡짜리 단독주택의 경우 뉴타운 사업 초기 지분 가격이 3.3㎡당 2800만원까지 치솟았지만, 주택 경기 침체 등으로 뉴타운 사업이 지지부진해지면서 2000만원 초반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사업이 활력을 되찾으면서 올해 들어 2500만원 선까지 가격을 회복했다. 특히 규모가 작은 주택일수록 투자 금액이 적어 3.3㎡당 지분 가격이 오른다는 게 인근 부동산 중개업소들의 설명이다.한남동 래미안공인 김정기 대표는 “대지지분이 23.1㎡짜리인 소형 연립주택도 조합원 자격을 얻을 수 있어 3.3㎡당 최고 6000만원이라는 높은 가격에도 매입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옛 ‘청량리 588’ 집창촌을 개발하는 청량리 뉴타운 사업도 8부 능선을 넘었다. 일부 도로변 상가 건물주와 성바오로병원의 존치(시설을 없애지 않고 그대로 둠) 문제 등으로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지난해 9월 사업시행 인가를 받았다. 1994년 12월 서울시 최초 도심 재개발 구역으로 지정된 지 20년 만이다. 롯데건설이 시공을 맡았고, 사업 부지(3만 9600㎡)에 백화점과 호텔 등을 갖춘 46층 랜드마크빌딩과 최고 65층짜리 주상복합단지 4개 동(총 1436가구)이 들어설 예정이다.

임병억 청량리 제4구역 도시환경정비사업추진위원장은 “다음달 감정 평가 후 6월쯤 사업의 마지막 절차인 관리처분인가를 신청할 계획”이라며 “늦어도 내년 상반기에는 착공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개발에 대한 기대감은 주변 집값에 고스란히 반영되고 있다. 청량리동 B중개공인 관계자는 “인근 미주아파트 전용면적 102.1㎡의 경우 최근 한 달 새 2700만원이 올라 3억 5600만원에 팔렸다”며 “개발 호재에 집주인들이 매도 호가를 계속 올리고 있다”고 전했다.

길음뉴타운 2차 감정평가 진행 중…웃돈 4000만~5000만원 붙어

길음뉴타운 2차 1구역은 뉴타운 해제 바람을 타고 한때 좌초 위기에 놓였다. 하지만 조합설립 동의율 산정 관련 소송 승소와 주택시장 분위기 개선 덕에 요즘 사업에 속도가 붙기 시작했다. 지난해 조합원 분양 신청을 마치고 현재 조합원 토지 등 기존 자산 감정평가를 진행 중이다. 올해 하반기쯤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신청한다는 게 조합 측 계획이다. 조합 관계자는 “조합원 분양 신청률이 80%에 육박할 만큼 사업 추진 의지가 높다”고 말했다.

10만 7534㎡ 부지에는 최고 37층, 19개 동 규모의 아파트 2029가구가 들어선다. 이 중 510여 가구는 내년쯤 일반에 분양될 예정이다. 길음동 최소희 뉴타운부동산 대표는 “사업 위험이 해소되면서 지난달에만 구역 내 빌라·다세대 등 매물 30여 건이 한번에 거래됐다”며 “지금 나오는 매물 시세는 예상 감정평가 금액에 프리미엄(웃돈)이 4000만~5000만원 붙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남수 신한금융투자 부동산팀장은 “뉴타운 투자를 고려할 경우 관리처분인가가 임박한 단지 등 사업이 많이 진행된 곳을 노리는 게 좋다”며 “추가 분담금 부과 여부도 꼼꼼히 따져 투자 위험을 최대한 줄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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