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 평론가도 아니고 40대 남자의 입맛과 취향에 편향된 결과 아니냐’고 비판할 수 있겠다. 그래서 부서 후배인 20대 미혼 여성 임현영 기자와 세끼를 함께 먹고 임 기자의 의견도 적극적으로 반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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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마다 기준이 다를 수 있지만, 역시 음식은 맛이다. 3곳의 한식뷔페 중에서 맛으로는 신세계(004170)가 운영하는 ‘올반’이 가장 훌륭하다는 데 둘의 의견이 일치했다. 화려한 메뉴 구성은 아니지만, 전반적인 재료의 질이 좋고 정갈한 맛으로 꾸며 버릴 음식이 별로 없었다.
특히 올반의 장아찌는 ‘감동적인’ 구석까지 있다. 오이, 감자, 알타리, 깻잎, 샐러리 등 5가지의 장아찌를 내놓는데, 씹을 때의 아삭한 식감이 일반 장아찌와는 품격이 다른 느낌이다. 임 기자 역시 “저도 장아찌를 즐겨 먹는 편은 아닌데, 이건 정말 맛있네요”라고 동의했다.
올반의 설명에 따르면 보통 장아찌는 일주일 이상 장에 담궈야 맛이 배기 때문에 주재료가 물컹했지만, 자기들은 독특한 조기 숙성 기술을 통해 2~3일 안에 만든다고 한다. 그래서 아삭한 식감이 살아있는 것이다. 올반은 현재 저염 단기숙성 기술을 특허 출원중이라고 한다.
올반의 두부도 빼놓을 수 없다. 매장에서 직접 만드는 두부는 서울 외각의 두부전문점에서나 맛볼 수 있는 맛이다. (가족을 데리고 올반을 한번 더 갔는데, 6살 쌍둥이들도 올반의 두부가 맛있다며 한접시 더 떠왔다. 참고로 쌍둥이들은 입맛이 매우 까다롭다.)
물론 아쉬운 점도 있다. 가격이 비싸다. 성인 기준으로 평일 점심은 1만4900원, 저녁과 주말에는 2만2900원이다. 4인 가족이 주말에 식사하려면 9만원이 넘게 나올 수 있다. 매장도 아직 부족하다. 서울에는 여의도와 서초 센트럴시티 두 곳이고, 경기도 김포시와 세종시 등이 전국 매장이 4곳뿐이다.
계절밥상 ‘한식뷔페의 모범답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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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밥상에서 개인적으로 추천할 만한 메뉴는 비빔밥이다. CJ가 세계시장 진출을 염두에 두고 이미 야심차게 준비한 비비고 비빔밥을 계절밥상에 약식으로 옮겨 놓았다. 다양한 고명과 양념이 준비돼 있어 맛이 풍부한 느낌이다.
계절밥상의 깍두기 볶음밥도 인상적인 메뉴다. 사실 볶음밥은 한식뷔페에서 빠지지 않는 평범한 메뉴지만, 계절밥상의 깍두기 볶음밥은 매콤하면서도 고소한 맛을 가졌다. ‘평범하듯 하면서도 누가 먹어도 맛있는’ 계절밥상의 방향을 상징하는 메뉴다.
계절밥상은 간식을 빼놓을 수 없다. 특히 동그란 뻥튀기 사이에 아이스크림을 넣어 먹는 뻥 아이스크림에 대해 임 기자는 “바삭한 뻥튀기 사이로 아이스크림이 스며드는 느낌이 좋다”면서 “이건 제품으로 내놔도 잘 팔릴 것 같다”고 말했다. 옛날 팥빙수도 갈아놓은 얼음과 팥의 품질이 좋았다.
특히 커피는 CJ가 운영하는 커피전문점 투썸플레스의 원두를 가져와서 그런지 3곳의 한식뷔폐 중에 가장 맛있었다. (투썸플레이스 커피를 좋아하는 독자라면 간식과 커피만으로도 돈이 아깝지 않을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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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에 대한 총평은 비슷했지만, 임 기자는 조금 다른 의견도 내놨다. “대체로 짜고 맵고 달고 한 맛이긴 하지만, 친구들하고 부담없이 와서 즐길 수 있겠다”고 말했다.
실제로 주위를 둘러보니 대학생처럼 보이는 친구들이 많았다.(홍대점이라 특히 더 그럴 수 있겠다.) 매장의 분위기도 가장 화사한 편이고, 분위기도 다소 왁자지껄했다. 젊은 연령대에게 더 어필할 수 있는 맛과 분위기다.
자연별곡에서는 커피뿐 아니라 12가지 전통차 티백을 준비해 놓은 점도 인상적이다. 진득한 깊이보다는 손쉽게 즐길 수 있는 ‘가벼운 다양성’을 추구한다는 인상을 받았다.
찹쌀경단을 팥죽에 찍어 먹는 팥죽퐁듀라는 메뉴는 자연별곡에만 있는 메뉴다. 임 기자는 “직접 끼워먹는 재미가 크다”고 했다.
자연별곡의 미덕은 무엇보다 가격이다. 평일 점심 가격은 성인이 1만2900원으로 3개 한식부폐 중에서 가장 싸다. 가장 비싼 올반(1만4900원)과 비교하면 13% 이상 싸다. 매장도 가장 많다. 벌써 매장이 전국에 28곳으로, 먼저 시작한 계절밥상(25곳)을 앞서 있다. ‘가격을 낮추고 접근성을 높이겠다’는 회사의 방향이 뚜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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