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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현대 기술과의 결합을 통해 스튜디오 지브리는 앞으로도 계속해서 무언가를 만들어갈 것이다.”
호시노 코지(58) 스튜디오 지브리(이하 지브리) 대표가 본격적인 지브리의 변화를 예고했다. 호시노 대표는 2일 서울 용산구 한강로동 현대 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스튜디오 지브리 입체조형전’ 간담회에서 “지브리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애니메이션 업계가 변화하고 있다”며 “100% 수작업으로 이뤄졌던 그간의 제작방식을 바꾼다는 건 쉽지 않지만 천천히 변화를 만들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지난해 미야자키 감독의 공식은퇴 선언에 이어 지난 7월 지브리 역시 “신작 발표는 없다”며 사실상의 해체를 발표해 수많은 애니메이션 팬들을 안타깝게 했다. 이와 같은 세간의 관심을 의식한 듯 호시노 대표는 “미야자키 감독이 은퇴를 발표했지만 그건 지브리와는 별도”라며 “지브리가 앞으로 나아갈 방향이 지금까지와 다를 것이란 건 확실하다”고 말했다. 이어 “미야자키 감독의 아들인 미야자키 고로 감독이 디렉터를 맡아 현재 NHK 방송에서 3D와 CG를 활용한 TV 애니메이션을 만들고 있다”며 “앞으로도 수작업에 대한 고집은 분명히 이어가겠지만 디지털기술과의 결합은 필수불가결한 변화의 축”이라고 강조했다.
지금까지 지브리가 전 세계적으로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로는 유명 감독들의 영향력을 언급했다. 호시노 대표는 1991년부터 2007년까지 월트디즈니 재팬사장을 맡아 외국의 애니메이션을 일본에 소개하기도 했다. “지금은 입장이 완전히 역전됐다. 지브리 작품의 팬들은 작가와 감독에 대해 상당히 존경심을 느낀다.” 호시노 감독의 이 말에는 미국의 유명 애니메이션 ‘겨울왕국’이 대규모 마케팅을 통해 상업적으로 성공하는 것과는 다르다는 생각이 묻어나왔다. “물론 미야자키 감독이 은퇴를 하면서 이에 대한 우려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스튜디오 안팎에는 유능한 젊은 감독들이 기다리고 있을지 모른다. 제2의 미야자키 감독이 나오지 말란 법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