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연두교서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결과 발표 등 대형 이벤트가 하루 앞으로 다가섬에 따라 장막판 투자자들의 경계심리가 크게 높아졌다.
블루칩 중심의 다우 지수는 전일대비 2.57포인트(0.03%) 하락한 1만194.29를,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7.07포인트(0.32%) 내린 2203.73을, 대형주 중심의 S&P500 지수는 4.61포인트(0.42%) 떨어진 1092.17을 각각 기록했다.
이날 뉴욕 증시는 하락세로 출발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공상은행 등 일부 은행에 대해 지급준비율 추가 인상을 지시했다는 소식이 긴축 우려를 불러 일으키며 매도세를 촉발했다.
국제신용평가사인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가 일본의 국가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한 점도 글로벌 성장세 위축에 대한 우려를 높였다.
아울러 미국의 주요 도시 주택 가격이 6개월 연속 상승했지만, 예상치에 미치지 못한 점도 주가 하락세를 지지하는 요인이 됐다.
다만 전일 애플에 이어 이날 듀폰, 트래블러스 등 기업들의 4분기 실적 개선이 속속 발표되면서 장 초반부터 매수세가 강하게 맞서 낙폭을 제한했다.
이어 발표된 소비자신뢰지수가 3개월 연속 상승하며 16개월 최고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나자 주요 지수는 오전 중 일제히 반등에 성공하기도 했다.
전미유통연합(NRF)이 올해 미국의 유통업체 매출이 2.5%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한 점도 소비 개선에 따른 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결국 장 마감 30여분을 앞두고 지수는 하락세로 돌아섰다. 상원이 다음주 오바마 대통령의 은행 규제 방안에 대한 청문회를 열 것이라는 소식에 은행주가 낙폭을 확대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다우 지수를 구성하는 30개 종목 가운데 12개가 상승한 반면 18개가 하락했다.
한편 국채는 2년물 입찰 호조를 반영하며 강세를 나타냈다. 달러는 중국 긴축 가능성에 상승했고, 국제 유가는 수요 둔화 우려에 배럴당 75달러 밑으로 떨어졌다.
◇ 은행주 급락..유통주 상승
은행주는 상원의 은행 규제 청문회 소식에 장 후반 급락세를 나타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가 1.54% 하락했고, JP모간은 2.04%, 골드만삭스는 2.64% 각각 떨어졌다.
반면 유통업체들은 소비심리 개선 소식을 호재로 반영하며 나란히 오름세를 나타냈다. 리미티드브랜즈가 4.30% 상승했고, 타겟은 2.44% 올랐다. 홈디포, 로우스 등도 강세를 보였다.
그러나 화학업체인 듀폰은 월가의 예상치를 뛰어넘는 실적에도 불구하고 0.06% 하락했고, 버라이즌과 존슨앤존슨(J&J)도 약세를 기록했다.
한편 중국의 긴축 우려로 인해 국제 유가를 비롯한 상품 가격이 하락하면서 셰브론이 0.62% 떨어지는 등 주요 에너지주가 약세를 나타냈다.
◇ 소비심리 16개월 최고
미국의 경제가 회복세를 나타냄에 따라 미국인들의 소비심리가 16개월 최고로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컨퍼런스보드에 따르면, 1월 소비자신뢰지수가 55.9를 기록하며 3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는 전월 수정치인 53.6보다 2.3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지난 2008년 9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시장의 예상치도 웃돌았다. 블룸버그가 실시한 조사에서 이코노미스트들은 당초 전월 발표치였던 52.9보다 소폭 상승한 53.5를 점쳤다.
◇ 주요도시 집값 6개월째 상승
미국의 20개 주요 도시의 집값이 6개월 연속 상승세를 지속한 것으로 조사됐다. S&P-케이스쉴러는 지난해 11월 주택가격지수가 전월대비 0.2% 상승(계절조정)한 146.28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주요 도시의 집값은 지난해 6월부터 상승세를 이어갔다. 전년동기 대비로는 5.3% 하락해 2년만에 가장 작은 낙폭을 나타냈다.
다만 이는 전문가들의 예상치에는 미치지 못한 결과다. 블룸버그가 실시한 조사에서 이코노미스트들은 케이스쉴러 지수가 전년동기 대비 5% 하락하는 데 그쳤을 것으로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