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현안도 뒷전이다. 집값이 오른 나라는 수도 없이 많다. 세계적인 저금리로 인해 지난 3~4년간 집값이 폭등했던 미국 등 선진국들은 별다른 정책을 쓰지 않고도 올들어 집값이 하락하는등 주택시장이 안정세를 되찾고 있다. 초강도 규제정책이 수십차례 쏟아졌지만 한국의 집값은 날이 갈수록 더 불안해지고 있다. 자칫 일본식 버블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원인 진단과 대책, 주택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인식에 근본적인 전환이 없다면 주택문제가 더 악화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부동산 컨설팅업체인 스피드뱅크 박원갑 부사장은 “80년대 말 버블 극성기 일본에서 나타났던 ‘개발계획 남발→지방 지가 폭등 →대도시 주택가격 폭등’ 현상이 한국에서도 그대로 재연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 정책이 혼선을 거듭하는 근본원인 중 하나는 정부가 서민뿐만 아니라 중산층과 부유층의 주택문제를 한꺼번에 해결하겠다는 과욕을 부렸다는 것.
주택문제는 단기간에 해결되지 않는다는 점도 정부와 국민이 인식해야 한다. 아파트는 착공에서 완공까지 보통 3년이 걸리고, 신도시는 6~7년이 걸린다. 한양대 김관영 교수는 “주택 가격은 구조적으로 단기간에 해결할 수 없는 문제”라며 “국민은 정부에 당장 해법을 내놓으라고 요구하고 정부도 당장 해결하겠다는 과욕을 부리면서 문제가 점점 꼬여만 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