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 저널은 10일 미국의 급격한 경기하락(hard-landing)이 아시아 주가 상승에 유리하다는 내용의 기사를 실었다.
김응증권과 엥도수에즈 W.I카 증권은 미국의 경착륙이 아시아 증시가 내년에 강력한 상승을 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W.I카의 선임연구원이 분석한 “미국의 경착륙=아시아 강세장 연출”이라는 보고서에는 미국의 경기가 급격히 하락해 연준이 금리를 인하하게 되면 자금이 아시아 증시로 몰리게 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김응증권의 보고서에도 미국의 경착륙이 연착륙으로 증시가 상승하는 것 보다 더 높은 상승률을 유도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아시아 각국들이 미국의 경기침체로 수출량이 줄어들면 다시 위기에 빠질 수 있다는 반론이 만만치 않다. 미국의 금리가 인하되면 세계 증시가 부양된다는 순환이론에 대해 자딘플레밍의 라지브 말릭은 동의했다. 그러나 아시아는 수출감소라는 쓴약을 복용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ING베어링의 팀컨던도 “아시아 지역에 불안감이 조성될 것은 당연하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주장에 대해 엔도수에즈 보고서는 미국내 경기가 위축되면 미국 기업들의 아시아 지역에서 아웃소싱을 하게 됨으로 미국의 경기 위축이 아시아로 전이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반론을 펼쳤다. 김응증권의 애널리스트인 파나지토는 최근 몇 년간 미국과 유럽의 기업투자 10년간 투자액 보다 더 많았기 때문에 금융시장으로 들어갈 자금이 충분치 않았지만 미 경제가 경착륙 하면 실물경제에서의 자금이탈을 유도해 아시아 금융시장에 투입할 자금이 충분히 생길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난 90년대 초 미국의 불황으로 금리가 인하되자 미국에서 빠져나온 자금이 상대적으로 강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던 아시아 증시로 유입된 적이 있다. 그러나 같은 역사가 되풀이 될지는 미지수다. 한 펀드매니저는 90년대 초 일본의 주도로 아시아 경제 전망이 낙관적이었다면 지금은 그 당시와 다르다는 지적이다. 그는 현재 아시아 기업들이 취약하며 충격에 견뎌낼 수 있는 여력이 부족하다고 덧붙였다. 인도컴 애셋 매니지먼트의 경제연구원인 마이런 머시켓도 현재와 같은 신경제 상황에서 순환적 증시 자금유입과 같은 구경제적 이론이 그대로 들어맞지는 않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골드만 삭스의 경제연구원인 김선배는 “미경기가 연착륙하는 것이 오히려 아시아 증시에 더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시아 증시에 경착륙이 좋은지 연착륙이 좋은지에 상관없이 애널리스트들이 동의하고 있는 부문은 아시아 증시가 1년~2년 사이에 투자유망 지역이 될 것이라는 사실이다. W.I카는 내년 초 아시아 증시의 상승기조가 극명하게 드러나기 전인 지금이 투자를 시작해야 할 시기라고 말했다. 금리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홍콩증시를 추천한 반면, 수출의 비중이 높은 한국, 대만에는 조심스러운 투자가 요구된다고 덧붙였다. 김응증권은 금리인상 가능성이 아직 높기 때문에 단기적으로는 비관적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올해 남은 기간이 주식을 저가에 매수할 수 있는 기회며 1년후에는 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