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피아니스트 손열음(38)이 공연기획사 크레디아의 야외 클래식 공연 ‘파크콘서트’의 주인공으로 다음달 8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88잔디마당에서 관객과 만난다. 손열음이 한국에서 대규모 야외 공연의 헤드라이너(행사나 공연에서 가장 기대되거나 주목받는 출연자)로 나서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 피아니스트 손열음. (사진=크레디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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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열음은 최근 이데일리와 서면 인터뷰에서 “외국에서는 그라페넥 페스티벌, 라베나 페스티벌 등 야외 공연장에서 열리는 축제에 참여한 경험이 있다. 실내 공연에 전혀 뒤지지 않는 음향과 집중도가 가능해서 신기했다”며 “우리나라도 이런 (야외 클래식 공연) 무대가 더 많이 생기면 좋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손열음이 이번 공연을 기대하는 이유는 열 살 때 처음 관람한 야외 공연의 들뜬 경험이 아직 남아 있기 때문이다. 손열음은 “미국을 처음 방문했던 1995년 탱글우드 페스티벌을 통해 야외 공연을 처음 경험했다. 많은 사람이 가벼운 마음으로 음악을 즐기는 들뜬 분위기가 너무 좋았다”며 “이번 ‘파크콘서트’도 진지하고 엄격한 공연장 분위기가 부담스러운 분들이 많이 찾아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손열음이 직접 선곡한 프로그램도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무대를 지향한다. 1부는 모차르트 작품으로 채웠다.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 서곡,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21번 2악장, 플루티스트 조성현과 함께하는 모차르트 플루트 협주곡 2번 3악장 등을 연주한다. 2부를 예고하는 니노 로타의 바순 협주곡이 1부 공연의 마지막을 장식한다. 2부에선 하차투리안, 아티 쇼, 거슈윈 등 20세기 음악가들의 작품을 선보인다. 가을 낭만과 잘 어울리는 작품들이다.
손열음은 “청중이 어려움 없이 받아들일 수 있을 만한 곡을 고르는 것이 가장 큰 목표였다”며 “자연스럽게 모차르트가 떠올라서 공연 앞부분을 모차르트로 채웠고, 올해 거슈윈의 ‘랩소디 인 블루’가 딱 100년이 되는 해라 마지막 곡으로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니노 로타의 바순 협주곡, 아티 쇼의 클라리넷 협주곡 등 ‘랩소디 인 블루’와 잘 어울리지만 자주 연주되지 않는 명곡을 포함시켰다”고 덧붙였다.
| 피아니스트 손열음. (사진=크레디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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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공연은 손열음이 주축이 돼 2022년 탄생한 오케스트라 ‘고잉홈프로젝트’가 함께한다. 고잉홈프로젝트는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대한민국 출신 음악가들은 물론 한국을 제2의 고향으로 여기는 외국 연주자들이 함께 활동하고 있는 악단이다. 지휘자 없이 모든 음악가가 능동적으로 참여하는 앙상블을 지향한다.
손열음은 “크레디아에서 고잉홈프로젝트를 초청해 줘 기쁜 마음으로 참여하게 됐다”며 “사적인 부분을 제외하면 모든 초점은 고잉홈프로젝트를 향해 있다”며 애정을 나타냈다. 그는 “이번 공연의 목표는 훌륭한 연주를 들려주는 것과 함께 고잉홈프로젝트만의 색다른 공연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다 함께 좋은 음악을 만드는 것이 내가 꿈꾸는 ‘사회의 이상향’을 만들어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손열음은 ‘파크콘서트’ 이후에도 바쁜 연주 활동을 이어간다. 바이올리니스트 스베틀린 루세브와의 듀오 리사이틀에 이어 10월 6일엔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단독 리사이틀을 개최한다. 고잉홈프로젝트의 ‘베토벤 전곡 시리즈’의 피날레 무대도 오는 12월 8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다. 손열음은 “이번 ‘파크콘서트’는 신나게 즐길 수 있는 야외공연인 만큼 별다른 생각 없이 와서 즐겨주면 좋겠다”고 전했다.
| 피아니스트 손열음. (사진=크레디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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