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野, 메가서울 구상에 무속프레임 대응...무책임하다

  • 등록 2023-11-03 오전 5:00:00

    수정 2023-11-03 오전 5:00:00

경기 김포시의 서울시 편입 논란과 관련, 더불어민주당이 배후에 역술인 천공이 있다는 음모론을 제기했다. 박찬대 민주당 최고위원은 그제 최고위원 회의에서 “윤석열 정부 들어 논리적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정책 결정마다 매번 등장하는 인물이 있다”며 경기도와 서울을 통폐합해야 한다는 천공의 과거 유튜브 강연 영상을 틀었다. 그러자 신영대 의원은 SNS에 “김포 서울 편입도 천공 지령”, 강득구 의원은 “이 정권에서 이해 안 가는 일은 천공을 보면 된다”는 식으로 확대 재생산했다.

경기도·서울의 통합과 김포시의 서울 편입을 같은 사안으로 엮는 건 억지이자 견강부회다. 경기도 일부 도시의 서울 편입 아이디어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8년 당시 남경필 경기지사가 서울과 경기도를 합친 ‘광역서울도’ 구상을 처음 제시하면서 광명시와 과천시, 구리시 등의 서울 편입 움직임이 있었다. 김포시의 경우 김동연 경기지사가 후보시절 경기 남북 분할을 제기하면서 논란이 일었다. 그는 2026년 7월 김포시를 포함해 경기북도를 출범시키겠다는 공약을 발표했지만 김포시의 반대로 유야무야됐다.

그러다 지난 9월 10일 국민의힘 김포시 을 홍철호 당협위원장이 당내 행사에서 김포시의 서울편입을 주장했고 9월 27일 김병수 김포시장과 박진호 김포시 갑 당협위원장이 동조하면서 여론이 힘을 받기 시작했다. 김포시는 여론조사와 시뮬레이션까지 마친 상태였고 이를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10월 30일 김포시 교통대책 간담회에서 공식화한 것이다. 뜬금없는 아이디어가 아닌 이미 치열한 숙성의 과정을 거친 정책이었다는 얘기다.

민주당의 이번 천공 음모론은 대통령 집무실 용산 이전의 ‘천공 개입설’과 다를 바 없다. 수사결과 ‘허위’ 결론이 내려졌지만 민주당은 사과 한마디 없이 지나갔다. 서울시가 영역을 확장하는 메가시티론은 다른 선진국 도시처럼 국가 발전의 견인차가 될 수 있지만 서울 집중을 심화할 것이란 우려도 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치열한 토론과 논의를 거쳐 결정해야 할 사안에도 민주당은 표 계산에만 몰두하면서 명확한 입장을 내지 못한 채 무속인 프레임으로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 후쿠시마 오염수 괴담, 마약 수사 음모론에 이은 무책임한 선동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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