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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들어 전국에 본격 장맛비로 늘어난 지하수와 낡은 지하시설이 도로 곳곳에서 지반 침하를 일으키고 있다. 지자체가 정기 검사를 실시하고 관련 신고를 접수할 때마다 복구 작업에 나서지만, 계속 이어지는 비 소식에 지반 침하 가능성도 늘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17년부터 2021년까지 5년간 면적 1㎡ 또는 깊이 1m 이상의 지반 침하는 총 1229건 발생했다. 서울의 경우 올 들어 이달까지 12건의 지반 침하가 신고되면서 2021년 한 해 동안 발생한 규모(11건)을 이미 넘어섰다.
지난달 서울 중랑구에서 발생한 지반 침하 보수 작업을 한 시공사 대표 윤정현(63)씨는 “하수도 아래에 도시가스관을 설치하기 위해 우수관을 드는 과정에서 관로 연결 부위에 빈틈이 생겼다”면서 “이런 빈틈으로 빗물이 들어가서 침식과 지반 침하를 일으킨다”고 했다.
지자체는 이번 주에도 이어지는 집중호우 소식을 앞두고 도로 상태를 주시하고 있다. 서울시청 관계자는 “지반 침하는 토양질과 노후 관로처럼 원인이 다양한데 육안으로는 상태를 확인하기 어려워 미리 파악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면서도 “5개 권역으로 나눠 정기적으로 도로 검사를 실시하고 각 자치구별 비상연락망을 마련해, 신고 접수 시 바로 나가서 복구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칫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지반 침하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지자체가 지하 상태를 끊임없이 관리해야 한다는 지적이 따른다. 조원철 연세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노후화된 상·하수도는 한 번에 교체할 수 없어서 청사진을 두고 지속적으로 살펴야 한다”며 “상·하수도와 도시가스관, 전선 등 지하시설물의 위치를 정리한 지하지도를 마련하면 지반 침하 같은 부작용을 예견하고 대비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