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은 빠지고 수익률은 바닥"…국내 주식형 펀드 '털썩'

국내 주식형, 지난해 6.8조원 유출·수익률 -25.7% 기록
ETF, 증시 부진에도 성장세…개인 직접투자 팽창도 영향
올해는 개선세…2조원 유입·수익률 11%로 코스피 상회
"펀드 상저하고 예상…실적 바닥국면 여유자금 저가 매수"
  • 등록 2023-03-31 오전 5:12:00

    수정 2023-03-31 오전 5:12:00

[이데일리 이은정 기자] 국내 주식형 펀드가 지난해 증시 침체 속 자금 유출과 저조한 수익률을 피하지 못했다. 다만 공모펀드의 위축에도 주식형 상장지수펀드(ETF)는 꾸준히 덩치를 불리고 있다. 올해 펀드 시장은 ‘상저하고’ 흐름을 보일 것이란 관측이다. 상장사 실적 바닥 국면에서 펀드 저가 매수가 유효하다는 의견이 따른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3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주식형 펀드 설정액은 지난해 말 47조7200억원으로 전년 말(54조4756억원) 대비 6조7556억원(12.40%) 유출됐다. 올해 들어 이달 28일 기준 49조9228억원을 기록했다. 연초 이후 50조원을 넘어섰지만 다시 밑돌고 있다.

증시 침체와 함께 펀드 수익률도 퍼렇게 멍들었다. KG제로인 집계 기준 주식형 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지난해 말 기준 -25.73%를 기록했다. 코스피는 이 기간 -24.89%를 기록했다. 2021년엔 주식형 펀드 평균 수익률이 6.58%를 기록해 코스피(3.63%)를 상회했지만, 지난해 큰 폭 하락 전환했다.

공모펀드별 자금 유입 강도도 현저히 약해졌다. 2021년만 해도 국내 주식형 자금 유입 상위 10개 펀드는 모두 설정액이 1000억원 이상 유입됐지만, 지난해엔 ‘NH-Amundi코리아2배레버리지[주식-파생]’(1838억원) 외엔 모두 유입된 설정액이 1000억원을 하회했다.

이에 비해 ETF는 꾸준히 덩치를 키우고 있다. 전체 ETF 순자산은 지난해 말 78조5116억원으로 약 5조원이 늘었고, 이달 말 기준 89조1307억원을 기록해 90조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신영증권에 따르면 국내 주식형 펀드 중 ETF의 비중은 2020년 말부터 지속 늘어나고 있으며, 지난해 말 기준 50% 이상을 차지한다.

오광영 신영증권 연구원은 “국내 주식형 ETF는 지난해 초 외국인의 대규모 순매도 이후 증시 급락과 함께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순유입을 기록했다”며 “개인투자자들의 주식 직접 투자 규모 급팽창과 그 궤를 같이 한다고 볼 수 있다. 공모형 펀드 투자는 이 가운데 펀드 판매 관련 규제 강화 등 영향에 지속 감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펀드 시장은 지난해보단 전망이 밝다는 의견이다. 국내 주식형 펀드 설정액(49조9228억원)은 연초 이후 2조원가량 늘었다. KG제로인 집계 기준 주식형 펀드의 수익률은 29일 기준 연초 이후 11.98%로, 코스피(9.28%)를 상회한다.

올해 자금 유입 상위 공모펀드는 ‘BNKK200인덱스알파증권투자신탁’(460억원), ‘미래에셋장기성장포커스증권모투자신탁(주식)’, ‘한국투자삼성그룹적립식증권투자신탁 2(주식)(모)’, ‘미래에셋장기성장포커스증권모투자신탁(주식)’ 등이다. ‘신영퇴직연금배당주식증권모투자신탁(주식)’, ‘베어링고배당증권자투자신탁(주식)’ 등 배당 펀드도 손길을 끌었다.

오 연구원은 “올해 코스피 예상밴드를 2140~2710포인트로 전망하는데, 국내 주식형 펀드는 증시의 영향을 받아 상저하고 흐름을 예상한다”며 “다만 2020년 이후 유입됐던 자금과 올해 시장 급락 시 유입된 저가매수 자금이 시장 상승에 따라 차익실현성 환매로 나타날 것으로 예상돼 환매의 파고는 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업황의 바닥 전망이 나오는데, 가시화되면 삼성전자(005930) 등 주가는 이미 위로 가 있다”며 “국내 주식형 펀드는 오히려 안 좋을 때 여유 자금을 통한 저가 매수가 유효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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