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번째 ‘자본시장 대통령’…투자기업 지배구조 개선해야
27일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서원주 전 공무원연금 CIO는 이날 국민연금 새 CIO로 임명됐다. 임기는 오는 2024년 12월 26일까지 2년이다. 운용성과 등에 따라 1년 단위로 연임이 가능하다.
|
서 CIO는 주식·채권시장 불확실성에 국민연금기금 운용수익률이 급락한 가운데 CIO라는 중책을 맡게 됐다. 그가 맡은 과제는 △투자기업의 지배구조 개선 △기금 운용수익률 개선 △인력유출 문제 해결로 총 3가지다.
우선 ‘투자기업의 지배구조 개선’은 김태현 국민연금 이사장이 맡긴 과제다. 앞서 김 이사장은 지난 8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새 본부장에게 KT·금융지주 등 소유 분산기업의 지배구조 개선을 당부하겠다고 밝혔었다.
서 CIO는 이날 오후 서울 서대문구 국민연금공단 서울북부지역본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와 관련한 발언을 했다. 그는 “KT나 포스코, 금융지주 등 소유분산 기업들의 최고경영자(CEO) 선임이 객관적이고 투명하고 합리적인 기준 및 절차에 따라 이뤄져야 불공정한 경쟁이나 ‘셀프·황제 연임’ 우려가 해소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저조한 운용수익률 높여야…고질적 인력유출 문제도
저조한 국민연금기금 운용수익률도 높여야 한다. 국민연금 기금운용 성과는 매달 공개되는 데다 대중의 관심도 높아서 정치권을 비롯한 사회적 비판의 대상이 되기 쉽다.
국민연금 운용수익률은 올 들어 줄곧 ‘마이너스’를 기록 중이다. 지난 9월까지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의 전체 수익률은 -7.06%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전월인 지난 8월 말 수익률 -4.74%보다 2.32%포인트(p) 하락한 수치다.
자산별 수익률(금액가중수익률 기준)은 △국내주식 -25.47% △해외주식 -9.52% △국내채권 -7.53% △해외채권 6.01% △대체투자 16.24%다. 기금 규모는 지난 9월 말 기준 896조5990억원으로 연초대비 68조원 감소했다.
특히 대체투자자산 수익률이 높게 나온 것은 이자·배당수익 및 원·달러 환율 상승에 따른 외화환산이익 영향이 크다. 연중 수익률은 공정가치 평가액을 반영하지 않았기 때문에 공정가치 평가를 한 후에는 수익률이 달라질 수 있다.
|
증시는 실물경기를 선반영하는 만큼 실물경기 부진이 예상되면 증시에 그 여파가 더 크게 전해질 수 있다.
국민연금의 고질적 문제인 ‘인력유출’도 해결해야 한다. 국민연금은 본사가 전북 전주로 이전하면서 인력 유출이 적지 않았다. 국민연금의 운용자산 규모(896조원)로는 국내 투자에 한계가 있는 만큼 해외 대체투자 등 난이도 높은 자산에 대한 투자를 늘려야 한다.
해외 대체투자를 전문적으로 하려면 해외에 상주할 투자 인력을 늘려야 하고, 민간 수준의 높은 급여를 지급해서 실력 있는 인재를 영입해와야 한다.
그런데 기획재정부가 코로나19 위기 이후 ‘재정 건전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서 비용이 많이 드는 해외 대체투자를 확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서 CIO가 인력유출 문제와 더불어 ‘해외 대체투자 확대’라는 과제를 어떻게 해결할지도 주목된다.
서 CIO는 이날 간담회에서 “기금 직원들과 한 명 한 명씩 이야기를 나누고 어떤 부분이 필요한지 들어볼 것”이라며 “더 나은 미래 비전을 갖고 활동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준다면 더 좋은 인력들이 들어올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