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쿠팡될라...마켓컬리 몸값은 '2조? 8조?'

성장 기대 VS 적자 확대, 의견 갈려
쿠팡 선례...컬리 상장 악영향 우려
"추정치 격차 2배 나는 경우 드물어"
  • 등록 2022-07-13 오전 6:33:02

    수정 2022-07-13 오후 4:41:04

컬리 제공.
[이데일리TV 이지은 기자] ‘2조? 8조?’

마켓컬리 운영사 컬리의 기업가치를 두고 논란이 뜨겁다. 증권업계에서는 상장 추진 중인 컬리 몸값을 두고 의견이 크게 엇갈린다. 편차가 크다. 2조원대로 추산하는 곳이 있는가하면 8조원에 달할 것이란 분석도 있다.

◆컬리 기업가치 8.7조 VS 2조

신한금융투자는 영국 온라인 식료품 업체인 오카도의 밸류에이션을 적용해 컬리의 기업가치는 최대 8조원 이상도 가능하다고 봤다.

컬리와 오카도는 오프라인 매장 없이 온라인을 통해서만 매출이 발생하는 구조뿐만이 아니라, 인공지능 기술력을 기반으로 업계 내 차별화를 보이는 등 유사한 사업구조를 지니고 있다는 것이다.

조상훈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올해 컬리의 총 거래대금(GMV)을 3조원로 전망한다. 오카도의 2022년 주가매출비율(PSR) 2.9배 고려 시 컬리의 기업가치는 최대 8조7000억원으로 예상한다”며 “컬리의 서비스형 소프트웨어 사업은 아직 구상 단계라, 오카도 대비 30%의 밸류에이션 디스카운트를 적용한 보수적인 추정으로도 기업가치는 6조1000억원”이라고 판단했다.

반면 지난해 3월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한 쿠팡을 기준으로 기업가치를 산정하면 컬리의 몸값은 2조원대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진협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1P(직매입) 사업자는 3P(마켓플레이스)보다 낮은 가치로 평가받는다”며 “컬리는 전형적인 직매입 사업자로 일반 공산품 비중이 높은 쿠팡보다 폐기율이 높다. 적정 멀티플은 0.9~1.1배 수준으로 컬리의 기업가치는 2조원”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이 연구원이 컬리의 기업가치 전망을 내놓은 이후 마켓컬리의 거래액이 증가한 점을 고려하면 현재 컬리의 몸값은 더 높아졌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지난해 마켓컬리의 거래액은 2조원을 돌파했고, 올 1분기 거래액은 6400억원을 넘어섰다.

◆제2의 쿠팡? 공모가 적정성 논란 불가피

비교기업으로 거론되는 쿠팡의 주가가 줄곧 하락하는 상황은 컬리의 상장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쿠팡의 주가는 상장 당시 주당 50달러(약 6만원)를 기록했지만 지난 12일 15.12달러(약 2만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컬리의 불어나는 영업적자도 우려 요인이다. 식품 온라인 시장에서 절대적인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지 못한 채 적자가 늘어나면 상장 시 기업가치평가를 훼손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어서다. 영업손실이 커지면 현금흐름 창출 시기를 가늠할 수 없어 실적 추정과 기업가치 산정이 어려워진다.

현재 국내 식품분야 온라인 시장 점유율은 쓱닷컴 7.3%, 쿠팡 7%, 마켓컬리 5.2% 순이다. 지난해 마켓컬리 영업적자는 2177억원으로 전년 대비 2배 가까이 늘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쿠팡의 계속된 적자와 주가 하락 선례를 보면 마켓컬리의 흑자 전환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적지 않다”며 “이커머스 시장이 리오프닝으로 10% 수준으로 꺾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데다, 어려운 증시 상황을 미루어 보아 컬리의 기업가치는 4조원 이내로 예상된다”라고 말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컬리의 향후 성장성, 시장 선도력에 따라 투자자들의 평가가 달라질 수 있다”며 “컬리의 시가총액이 크다 보니 상대적으로 기업가치 격차가 커 보이는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황 연구위원은 “다만 IPO 대어급에서 공모가격 상단과 하단 추정치가 2배씩 차이 나는 경우는 흔하지 않다. 그만큼 시장의 컨센서스가 뚜렷하지 못하다는 것”이라며 “작년 IPO가 상당히 고평가됐다는 지적이 많았다. 이런 영향을 받아 현재 기업가치가 높아져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적정수준으로 낮춰야 한다는 시장의 요구가 커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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