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 대전 당시 유럽의 화약고 발칸 반도에 위치하고, 전쟁의 원인이 된 오스트리아 황태자 암살사건의 주범이 이 나라 국민이다. 1990년대 냉전 종식 후 연방이 와해되면서 내전이 일어난 가운데, 나토 공습을 당하고 제재에 시달리는 등 20세기 마지막까지 비극적 역사의 주인공으로 자리매김했다’는 설명을 덧붙여 보자.
테니스 스타 노박 조코비치를 배출하고, 도쿄 올림픽 여자배구 4강에서 우리 대표팀을 꺾고 동메달을 차지한 나라, 올해 3월 높이뛰기 우상혁 선수가 금메달을 따낸 실내 육상 선수권대회를 개최한 스포츠 강국 세르비아 얘기다.
멀게만 느껴지던 세르비아가 성큼 다가오고 있다. 특히 IT 분야 인력의 뛰어난 기술 수준과 영어 구사 능력, 상대적으로 낮은 임금은 새로운 투자처를 물색하는 기업에게 매력적이다. 마침 세르비아 정부도 여러 가지 인센티브를 제공하며 해외투자 유치에 적극적이다. 일례로 2021년 세르비아에 진출한 우리 기업의 공장 기공식과 준공식에 모두 주재국 부치치 대통령이 직접 참석한 바 있다. 팬데믹이 끝나가며 더 많은 한국 기업의 세르비아 투자 진출과 무역 증진이 기대되고 있다. 또한 새로운 에너지원으로 원전 도입을 검토 중인 세르비아는 우리의 잠재적 원전 수출 대상 국가로 앞으로 지속적 관심이 요구된다.
첫술에 배부를 수 없다고 했던가. 지리적으로 멀고 오랜 기간 잘 알지 못하던 한국과 세르비아가 단숨에 가까운 친구가 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렇지만 시작이 반이라고도 했다. 세계 10위권 경제국이자 문화강국으로 자리매김한 우리나라가 노력하면 분명 짧은 시간 안에 세르비아가 중유럽에서 우리와 가장 밀접한 국가로 거듭날 수 있다고 확신한다. 세르비아의 발칸 역내 중요성과 두 나라 협력 가능성을 감안할 때 헛되이 시간을 보내기는 너무 아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