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달여 전 대선 때만큼의 열기는 아니지만, 서울의 투표소 곳곳에서는 투표 시작 시각인 오전 6시 전부터 유권자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이날 이데일리 취재진이 둘러본 광진구 광장동제1투표소가 마련된 광장중학교 앞에는 투표소 문이 열리기 전인 오전 5시 30분부터 유권자들이 하나둘씩 모이더니 5시 40분이 되자 20명, 투표소 문이 열리는 6시에는 70명까지 긴 줄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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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광장중학교에서 가장 먼저 투표를 마치고 나온 차동욱(93)씨는 “5시 25분에 도착했는데 투표를 마치고 산에 가려고 일찍 나왔다”며 “늘 투표 시작 시각보다 일찍 와서 투표를 하는데 대선 때보다 관심이 덜한지 대기 줄이 훨씬 적은 편”이라고 말했다.
반려견과 새벽 산책길에 나서기 전에 투표하러 온 이종길(66)씨는 “(반려견이) 밖에서만 대소변을 보는데 보채니까 투표도 할 겸 일찍 나왔다”며 “대선 때보다 열기가 확실히 덜하긴 한데 개인적으로 후보들이 단일화를 통해 정리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한 게 아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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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때와 달리 이번 지선에서 서울지역 유권자는 투표용지 7장을 두 차례에 걸쳐 받게 되면서 투표 안내는 물론 투표하는 시간이 상대적으로 길어졌다. 광장동제2투표소가 마련된 광장초등학교 투표관리원들은 “어르신들 앞에서 3장 받고 투표하고, 뒤에서 4장 받고 투표해야해서 조금 천천히 따라주셔야 한다”고 안내했다. 실제 유권자들은 1차로 3장(교육감, 시·도지사, 구청장·시장·군수) 선거 투표용지를 받아 기표한 뒤 접어 투표함에 넣은 후 2차로 4장(지역구 시·도의원, 지역구 구·시·군의원, 비례대표 시·도의원, 비례대표 구·시·군의원) 선거 투표용지를 받아 투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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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가게를 운영하는 이모(61)씨는 “휴일이 장사가 훨씬 잘돼서 일찍 출근 전에 투표하려고 방문했다”며 “7장이나 종이가 있으니까 헷갈렸는데 어젯밤 급하게 후보들을 찾아봤는데도 막상 투표하려고 하니 모르는 사람들이 너무 많더라”고 웃었다.
잠옷차림으로 투표하러 온 50대 조모씨는 “후보자가 누가 있는지는 잘 모르는데 민주시민의 권리인 투표를 포기할 수 없으니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투표하러 왔다”며 “아는 후보는 아는 대로 투표하고 모르는 후보들은 야당으로 찍었다”고 말했다.
투표를 마치고 나온 유권자들은 안내표지판을 배경으로 ‘인증샷’을 찍기도 했다. 손을 모아 인증사진을 찍은 이모(32)씨는 “지역 일꾼을 뽑는 선거이니 오히려 대선보다 더 중요한 투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8시까지 2시간 동안의 전국 투표율은 3.8%로 잠정 집계됐다. 2018년 제7회 지선의 같은 시간대 투표율 4.6%보다 0.8%포인트 낮다. 지난달 27~28일 이틀 동안 진행된 6·1 지방선거 사전투표율은 지방선거 역대 최고인 20.62%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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