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정권 초기의 핵심 메시지는 신 정부의 ‘인상’을 결정한다. 각인하고 싶은 ‘첫 이미지’를 선제적으로 준비하지 않으면, 언론과 야당, 여론이 먼저 새 정부를 규정하기 때문이다. 국정 정책의 밑그림을 그리는 정권 인수 시기가 정부 출범 ‘첫 100일’만큼이나 중요한 이유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인수위)는 실무적 인수인계를 넘어 대통령 당선인과 임명 인사들의 새로운 리더십을 정의하는 결정적 준비의 시간인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인수위 활동이 막바지에 접어든 지금, 늦은 감이 있지만 참고할 만한 저서가 나왔다. 민주 정부 청와대에서 일한 유민영 전 홍보기획비서관이 펴낸 책 ‘바이든의 첫 100일’이다. 윤 전 비서관이 대표로 있는 전략컨설팅회사인 ‘플랫폼 9 ¾’의 이인숙 이사와 김민하 연구원이 함께 집필했다.
책은 바이든 행정부의 인수위 기간과 첫 100일을 평가하면서 여러 시사점을 제공한다. 바이든 정부는 현재 여러 위기를 겪고 있지만 위기 속 미국을 빠르게 진정시켰다는 평가가 많다. 바이든은 선거 전부터 오랜 정치·행정 경험과 검증된 인재풀 등 자신의 레거시를 총동원해 인수위를 구성했고, 덕분에 상황에 휘둘리지 않고 트럼프 시대를 지워냈다.
윤석열 당선인의 인수위는 어떤가. 청와대 이전과 취임식 BTS 출연 여부, 당선인 ‘유퀴즈’ 방송 논란까지. 이르면 내달 6일 해단식을 갖지만, 당선인이 그리는 국정 정책 윤곽이 보이지 않는다는 냉정한 평가를 받는 게 현실이다. 인수위의 핵심인 새 정부 내각 인선에서도 ‘서육남’(서울대 출신·60대·남성), ‘경육남’(경상도 출신·60대·남성)이라는 비판을 받는다.
저자들은 “출판의 타이밍은 늦었다”면서도 “신구 권력이 ‘양패구상’에 이를 가능성이 높지만 또 어떤 정치와 기업에는 도움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새로운 변화를 추구하는 사람들에게 작은 나침반이 되기를 바란다”고 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