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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미국 뉴욕 증시가 일제히 급락했다. 반등을 모색하던 뉴욕 증시는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가 미국에서 처음 나왔다는 소식이 갑자기 하락 전환했다. 실시간으로 전해지는 신종 변이 소식에 시장 변동성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美 덮친 오미크론…증시 돌연 약세
1일(현지시간)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1.34% 하락한 3만4022.04에 마감했다. 3만4000선까지 위태로워졌다.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1.18% 내린 4513.04에 거래를 마쳤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83% 내린 1만5254.05를 기록했다. 중소형주 위주의 러셀 2000 지수는 2.34% 빠진 2147.42에 마감했다.
월가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 변동성 지수(VIX)는 14.45% 뛴 31.12를 나타냈다. 그만큼 투자 심리가 얼어붙었다는 의미다.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을 여행하고 지난달 22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로 돌아온 한 사람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고, 이는 오미크론 변이에 의한 것으로 확인했다고 이날 밝혔다.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대가 변이 종류를 파악하기 위한 유전자 시퀀싱(염기서열 분석)을 진행했고, CDC가 이를 최종 확인했다.
백악관 수석의료자문역인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백악관 브리핑에서 “오미크론 변이는 전염성이 높고 백신의 보호 효과를 회피할 수도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면서도 “부스터샷이 오미크론 변이에 감염돼 중증을 앓는 걸 막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델타항공(-7.38%), 아메리칸항공(-7.97%) 등 항공주가 직격탄을 맞았다. 항공기 제조업체인 보잉 주가는 4.88% 떨어졌다. JP모건체이스(-0.59%), 뱅크오브아메리카(BoA·-1.42%) 등 금융주도 내렸다. 전날 나홀로 상승했던 ‘대장주’ 애플마저 0.32% 하락했다.
국제유가는 또 떨어졌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거래일 대비 0.9% 내린 배럴당 65.5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8월 20일 이후 3개월여 만의 최저치다. 지난달 26일 단기 고점(배럴당 84.65달러)과 비교하면 한달여 만에 22.54% 폭락했다. 원유시장 초약세에 셰브런(-0.68%), 엑손모빌(-0.08%) 등의 주가는 하락했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매파(통화 긴축 선호) 기조를 이어갔다. 그는 이날 하원에 출석해 “인플레이션이 내년 하반기에 사그라질지 확신할 수 없다”고 말했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의 그레고리 다코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시장은 오미크론 변이 충격을 둘러싼 불확실성과 높아지는 인플레이션에 대응하는 연준의 매파적 변화를 함께 소화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뉴욕채권시장에서는 채권수익률곡선의 평탄화(커브 플래트닝)가 더 뚜렷하게 나타났다. 연준의 긴축 시사에 미국 2년물 국채금리는 이날 장중 0.622%까지 치솟았다. 반면 경기 침체 전망이 많아지면서 10년물 국채는 이날 줄곧 하락하며 장중 1.407%까지 내렸다. 커브 플래트닝은 경기 침체의 전조로 받아들여진다.
다만 유럽 주요국 증시는 일제히 상승했다. 유럽장 마감 이후 미국의 오미크론 변이 감염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으로 읽힌다.
영국 런던의 FTSE 100 증시는 1.55% 상승한 7168.68에 마감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30 지수는 2.47%,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40 지수는 2.39% 각각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