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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은 이재명 경기지사와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다. 여권 차기 지지율 1·2위를 다투는 두 사람은 용호상박(龍虎相搏)의 대결을 펼치고 있다. ‘합법적인 전쟁’으로 불리는 선거의 특성상 어느 정도 신경전과 갈등은 불가피하다. 특히 치열한 당내 경선은 흥행 효과는 물론 대선 본선을 앞둔 예방주사 효과가 적지 않다. 다만 문제는 금도를 넘어섰다는 것이다. 민주당 대선경선 흐름은 과거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이 ‘사생결단’으로 맞섰던 2007년 한나라당 대선경선 이상이다.
때아닌 적통 논쟁은 그야말로 애교 수준이었다. 조악한 ‘군필원팀’ 포스터 논란에서부터 ‘노무현 탄핵’ 찬반에 대한 진실공방을 거쳐 지역감정의 망령까지 부활했다. 하나같이 ‘노무현 가치’와는 거리가 멀다. ‘노무현 정신’의 계승을 외쳤던 차기 주자들이 너도나도 ‘노무현 정신’을 훼손하는 건 아이러니한 현상이다.
지역주의 망령의 부활도 고약하다. 87년 대선이 1노3김(노태우·김영삼·김대중·김종필) 구도로 치러지면서 이후 지역감정은 한국정치의 최대 걸림돌이 됐다. 노 전 대통령의 정치인생 모든 것은 지역주의 타파였다. 노 전 대통령이 뿌린 씨앗은 세월이 흐른 뒤 열매를 맺었다. 보수·진보의 철옹성이었던 영남과 호남에서 각각 민주당·국민의힘 계열 정당이 당선자를 냈다. 여야를 가리지 않고 ‘제2의 노무현’이 탄생했다. 한국정치는 힘겹지만 또 한 걸음을 내딛었다.
네거티브 경선의 생채기는 쉽게 아물지 않는다. 대선 본선에서 화학적 결합이 불가능하다. 우여곡절 끝에 대선에서 승리해도 후유증은 깊고도 넓다.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은 나란히 권좌에 오른 뒤 총선 공천에서 친박학살과 친이학살에 나선 바 있다. 민주당이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지점이다. 그것이야말로 민주당의 정치적 스승인 노무현이라는 이름 석자를 부끄럽지 않게 하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