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금리인상 명분 쌓기 바쁜 한은, 지금이 그럴 때인가

  • 등록 2021-07-13 오전 6:00:00

    수정 2021-07-13 오전 6:00:00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오는 15일 기준금리 인상 문제를 논의한다. 이를 앞두고 금리인상을 위한 명분 쌓기로 해석될 수 있는 신호를 내보내고 있어 주목된다. 한은이 지난 9일 공개한 금통위 의사록에 따르면 한 금통위원은 “민간 부문의 부채가 더욱 증가한다면 우리 경제가 부채함정에 빠질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부채함정이란 부채가 과도하게 늘어나면 부실화 위험이 감당 능력의 범위를 벗어나 금리를 올릴 수 없게 되는 상황을 말한다. 따라서 부채함정에 빠지기 전에 금리를 올려 부채 증가를 억제해야 한다는 경고성 발언이다. 이와 관련해 한은이 빠르면 8월, 늦어도 10월에는 기준금리를 한 차례 올릴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 달 들어 코로나19 상황이 급속도로 악화되면서 수도권에 어제부터 거리두기 4단계가 발령됐다. 앞으로 2주간 오후 6시 이후 사적 모임이 2명 이내만 허용되고 다중이용 시설의 영업이 중단되거나 운영시간이 제한된다. 전면적인 봉쇄는 아니지만 사실상 야간 활동을 제한하는 것으로 거리두기 최고 단계의 방역조치라 할 수 있다.

우리 경제는 올 상반기에는 코로나19 충격에서 빠르게 회복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초강력 방역조치 시행으로 조기 회복에 대한 기대가 물거품이 됐다. 방역 당국은 2주간의 수도권 4단계 시행으로 코로나19 확산세가 멈추기를 바라고 있지만 그럴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전파력이 매우 강한 델타 변이(인도발)가 급속도로 퍼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주 이미 델타 변이 감염자가 알파 변이(영국발)의 두 배에 달했다. 감염재생산지수가 1.2~1.3명대까지 높아졌고 수도권에서 비수도권으로 점차 확산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방역 강화는 하반기 경제에 적지 않은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음식점 술집 스포츠센터 등의 자영업과 도 소매업, 숙박 여행업 등 비대면 업종에 막대한 피해를 줄 것으로 우려된다. 이런 상황에서 한은이 금리인상에 나선다면 경제 위축을 더욱 가속화 할 위험이 크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당초 연내 기준금리 2회 인상을 검토 중임을 시사하는 발언을 했다. 그러나 지금은 그럴 상황이 아니다. 한은은 기준금리 인상 계획을 전면 재검토 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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