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컬리선 30%더 비싼 삼겹살…통계·체감물가 괴리 낳았다

공식 통계 포함하지 않는 모바일 e커머스 가격 편차 커
e커머스 주요 품목 가격동향 통계 반영 필요성 제기
품질·원산지 관리도 과제…“정부 인프라 마련 지원해야”
  • 등록 2021-03-11 오전 6:00:00

    수정 2021-03-11 오전 6:00:00

[세종=이데일리 이명철 원다연 기자]쿠팡, 마켓컬리 등 모바일 기반 e커머스업체에서 운영하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통한 농축수산물 거래가 보편화하면서 정부·공공기관이 발표하는 통계와 체감 물가간 괴리가 커지고 있다.

국가통계 현재 대형마트나 기업형슈퍼마켓(SSM), 전통시장의 가격 정보를 취급하는데 ‘새벽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모바일 앱에서는 운송비용 등을 반영해 이보다 높은 가격을 책정하는 경우가 많아서다.

정부와 관련 기관에서는 모바일 앱을 통해 판매되는 농축수산물 가격 동향을 통계에 포함해야 통계 신뢰도도 높일 수 있다는 판단이다. 통계 반영과 함께 온라인을 통해 팔려나가는 농축산식품의 품질이나 원산지 조사 등을 강화해 소비자 안전을 도모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서울의 한 백화점에 한우 선물세트가 진열돼있다. (사진=연합뉴스)
달걀 평균가 6800원? 앱에서는 1만원 육박

10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농산물유통정보(KAMIS) 홈페이지 통계와 주요 모바일 기반 e커머스 업체 판매 품목을 살펴본 결과 주요 농축수산물의 가격이 크게는 30% 가까이 벌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분류별로는 축산물 가격 차이가 두드러졌다. aT에 따르면 9일 기준 삼겹살 1kg 평균 소매가격은 1만8734원이다. 반면 쿠팡(로켓프레시 ‘품질 보장’ 품목 기준)에서 거래하는 삼겹살은 평균 2만2170원으로 18% 가량 더 비쌌다. 마켓컬리(‘컬리 온리’ 품목 기준)의 경우 평균 2만4583원으로 쿠팡보다도 더 비쌌다. aT가 제공하는 평균 소매가격하고 비교하면 31.2%나 더 비싸다. 품질에 따라 가격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aT가 주요 마트·시장의 가격을 평균 낸 것처럼 대표 새벽배송 업체들이 앞세운 주요 품목가격을 합산해 대조한 것이다.

한우 등심(1+등급 기준)은 aT가 1kg당 평균 12만6105원으로 조사됐지만 쿠팡은 14만39원, 마켓컬리 14만1205원으로 두 회사 모두 1만5000원 가량 더 비쌌다. 마트나 시장에서는 한우 등심 한근(600g)을 7만5000원이면 사지만 새벽 배송은 8만4000원 가량 줘야 한다는 얘기다.

최근 가격이 고공 행진인 달걀(계란) 한판 가격도 aT는 평균 6800원, 가격대는 5560~8750원이지만 쿠팡 가격대는 8850~9690원으로 최고 1만원에 육박했다.

딸기의 경우 aT 조사에서는 1kg 평균 소매가격이 1만1842원이다. 쿠팡은 이보다 8000원 가량 비싼 1만9880원(‘쿠팡 추천’ 품목 기준)이다. 가격대는 aT가 7900~1만6600원이고 쿠팡은 1만8900~3만3800원으로 시세 자체가 높다.

마켓컬리에서 판매하는 딸기는 이날 현재 12개인데 가격대는 1kg으로 환산했을 때 1만3000원대에서 3만5000원까지 다양했다. 이들 품목의 평균 가격은 2만2570원이다.

반면 aT에서 배추 한포기 가격은 4553원인데 쿠팡은 이미 손질한 절임 배추인데도 가격은 절반 수준인 2420원이다. 깐마늘도 aT 평균 가격은 kg당 1만361원으로 쿠팡(9990원)이 더 쌌다.

aT 관계자는 “모바일 시장의 경우 기존 마트·시장보다 유통단계가 줄어 가격을 낮추는 효과가 있을 수 있다”며 “다만 물량이 적은 품목이라면 가격을 낮추기 힘든 부분이 있어 오프라인보다 편차가 있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업체별 품질 차이, 원산지 단속 등도 어려워


통계청이 발표한 온라인 쇼핑 동향을 보면 지난해 모바일 쇼핑 거래액은 전년대비 24.5% 늘어난 108조7000억원으로 사상 처음 100조원을 돌파했다. 코로나19로 가정 내 머무는 ‘엄지족’들이 늘어난 영향이다. 특히 농축수산물의 경우 같은기간 73.6% 급증한 4조2340억원을 기록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가 실시한 설문 조사에서도 지난해 온라인에서 주로 식품을 구입했다는 응답자는 3.5%로 2년 전인 2018년(0.3%)보다 크게 늘었다.

이용선 KREI 명예선임연구위원은 “민간 모바일 업체에 대한 투자가 늘면서 시장 자체가 지속 성장하고 있어 농식품의 온라인 거래 확대는 피할 수 없는 흐름”이라며 “미국도 물가 지수 현실화를 위해 온라인 시장을 반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정부 차원의 대응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비대면 거래가 증가하면서 농축수산물 품질·안전 관리도 과제가 될 전망이다.온라인을 통해 판매하는 농축산식품의 경우 업체별 품질 격차가 크고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원산지 표시 등 단속이 활발하고 대부분 기준을 준수하는 오프라인과 달리 광범위한 거래가 이뤄지는 온라인의 경우 모니터링이 쉽지 않다. 이에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은 통신판매 농산물에 대한 유통 조사를 강화하고 있기도 하다.

이 연구위원은 “정부가 품질 관리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지 않는다면 개별 업체가 각각 기준을 마련해야 해 더 큰 비용이 새어나갈 수 있다”며 “유통시장 변화를 모니터링하고 온라인의 상품 표준 기준과 데이터베이스(DB) 마련에 노력할 때”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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