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탓에 혼술 증가, 내가 혹시 '지방간'

잘못된 음주습관 키울 수 있는 혼술, 정기적인 간 수치 체크는 필수
  • 등록 2021-02-28 오전 9:33:56

    수정 2021-02-28 오전 9:33:56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코로나19 확산으로 바깥 활동을 하기가 어려워지자 집에서 혼자 술을 마시는 ‘혼술족’이 늘고 있다. 혼자 술을 마시면 다른 사람의 눈치를 보지 않고 자신이 먹고 싶은 만큼 술을 마실 수 있다. 먹고 싶은 안주도 마음껏 즐길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코로나19 시대에 혼술은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지난해 12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공개한 ‘2020년 주류 소비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음주 장소에 변화가 있다고 응답한 사람 가운데 92%가 바뀐 장소로 ‘자신의 집’을 선택했다. 뿐만 아니라 코로나19 이후 술을 함께 마시는 상대가 변했다고 응답한 사람 가운데 81%는 혼자 술을 마시는 것으로 조사됐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유지하면서 자신의 시간을 갖는 것은 고무적이지만 문제는 혼술이 자칫 과음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술을 혼자 먹게 되면 마시는 속도가 빨라지고 그만 먹도록 말려주는 사람이 없다 보니 자기 절제력이 저하될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음주 습관은 자칫 알코올성 지방간으로 직행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지방간은 말 그대로 간에 지방이 정상 이상으로 축적된 상태를 말한다. 정상적인 간에는 보통 무게의 5% 정도가 지방으로 축적돼 있다. 그 이상으로 지방이 쌓이게 된다면 지방간으로 진단한다. 지방간은 비알코올성 지방간과 알코올성 지방간으로 구분된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당뇨, 비만, 고지혈증으로 인해 발병하지만 알코올성 지방간은 잦은 음주가 주원인으로 지목된다. 과음을 자주 할수록 간에서 지방 합성이 촉진돼 지방간의 위험이 커지게 되고 지방간은 간경변증, 간암으로까지 악화될 수 있다.

하지만 지방간을 앓고 있어도 큰 통증이 없어 이를 모르고 지나칠 수 있다. 간은 침묵의 장기로 불릴 만큼 문제가 생겨도 통증이 동반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러므로 평소 만성피로를 느끼거나, 눈의 흰자가 노랗게 변하는 황달 현상이 나타난다면 병원에 방문해 전문의와 상담을 진행해 보는 것이 좋다.

지방간이 의심돼 병원에 내원한다면 우선, 혈액검사를 통해 간기능검사(AST, ALT, rGTP), 혈당 및 콜레스테롤 수치 등을 검사받게 된다. 이 수치가 정상범위보다 높게 나온다면 지방간을 의심하게 되며 간 초음파와 컴퓨터단층촬영, 간 섬유화 검사 등을 통해 간의 상태를 확인하게 된다. 알코올성 지방간은 즉각 금주를 시작해 간 수치를 낮추고 이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금주만 철저히 유지된다면 보통 1개월에서 2개월 사이에 간에서 지방이 제거되기 시작하고 대개 3~4개월 정도 금주하면 완치될 수도 있다. 주기적인 운동과 함께 철저한 자기관리까지 이어진다면 회복 속도는 비교적 빨라질 수 있다.

세란병원 내과 홍진헌 과장은 “혼자 술을 먹을 경우 술을 마시는 속도가 빨라지고 마시는 양도 많아질 수 있기 때문에 최대한 지양해야 할 음주 습관”이라며 “알코올성 지방간 대부분은 술을 줄이고 생활습관을 개선한다면 쉽게 치유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철저한 자기관리가 필요하다. 또한 간에 무리를 주지 않는 알코올 섭취량(남자 210g/주, 여자 140g/주 이하)으로 올바른 음주 습관을 지니는 것이 필요하다 말했다. 이어 ”집에 혼자 있는 시간 동안 술에 의지하기보다는 집에서 할 수 있는 스트레칭이나 가벼운 운동을 통해 시간을 보내는 것을 권유한다“며 ”간혹 오른쪽 윗배에 불편함이 느껴진다거나 피로, 식욕부진이 계속된다면 병원에 방문해 간 기능 검사를 받아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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