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탄소년단(BTS)이 글로벌 스타로서의 입지를 굳히면서 국내 가요계 역사를 새로 쓰고 있다. 유례없는 인기에 금융투자업계 안팎에서 BTS의 소속사인 빅히트엔터테인먼트(빅히트)의 상장 여부를 두고 다양한 관측이 쏟아지는 상황이다. 풍부한 자금력을 갖춘 상황에서 상장을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의견과 BTS 외에 확실한 수익원이 없어 상장에 나서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맞서고 있다.
BTS 글로벌 인기에 빅히트도 고공행진
미국 음악차트인 빌보드에 따르면 방탄소년단이 지난 12일 공개한 새 앨범 ‘맵 오브 더 솔:페르소나’는 빌보드 메인 앨범 차트 ‘빌보드 200’ 1위를 기록했다. 방탄소년단이 빌보드 정상을 차지한 것은 지난해 5월 정규 3집(러브 유어셀프 전 티어)와 같은 해 9월 리패키지 앨범(러브 유어셀프 결 앤서) 발매 이후 이번이 세 번째다.
15일(현지시각) 영국 오피셜 차트도 “방탄소년단이 (영국 오피셜 차트의) 역사를 쓰게 됐다”며 BTS의 차트 1위를 예고하면서 한국 가수로는 처음으로 미·영 팝차트를 석권했다. 새 앨범 타이틀곡인 ‘작은 것들을 위한 시’(Boy With Luv) 뮤직비디오는 업로드 37시간여만에 유튜브 조회수 1억건을 돌파하면서 세계 최단 신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BTS 컴백 소식에 국내 증시도 출렁이는 모습이다. 빅히트 2대 주주인 넷마블(251270)은 물론 자회사인 스트림미디어코퍼레이션(SMC)을 통해 과거 BTS의 일본 활동을 지원했던 키이스트(054780) 주가까지 덩달아 뛰기도 했다.
정작 BTS와 큰 연관이 없는 종목들까지 오르자 빅히트의 상장 여부가 도마 위에 올랐다. 국내 증시에서 BTS 컴백 수혜를 보지 못하다 보니 이참에 상장을 추진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기 시작한 것이다.
|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빅히트가 상장을 서두르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 IPO업계 관계자는 “빅히트의 영업이익에서 알 수 있듯이 현금 흐름이 다른 기획사들 보다 여유가 있다”며 “상장을 통한 자금 확보 등을 노릴만한 큰 이유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현 시점에서 상장에 나서기 어렵다는 반론도 적지 않다. BTS의 군입대가 3~4년 안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매출을 유지해줄 후속그룹 없이 상장은 어렵다는 것이다. 빅히트가 지난달 4일 BTS의 후속 그룹인 TXT(투모로우바이투게더)를 데뷔시킨 것도 이러한 맥락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과거 에스엠이나 JYP, YG 상장 때를 봐도 아티스트 하나로 증시에 나선 경우는 없다”며 “아무리 인기 많은 아티스트라도 계약 종료나 군 입대로 제로베이스로 돌아가는 업계 특성상 다양한 후속 그룹으로 안정성을 갖춰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잘 다져진 해외 인지도를 발판 삼아 국내 증시 대신 해외로 눈을 돌릴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상장이 필요하다고 느낀다면 스팩합병을 통한 이전 상장이나 국내가 아닌 미국 등에 증시를 추진할 가능성도 있다”며 “업계 안팎에서 인수합병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가 나오는 만큼 향후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