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입은 명품…밀레니얼 세대 공략 사활

루이뷔통, 수백만원 무선 아이폰 출시…스마트워치 시장도 뛰어들어
몽블랑·프라다 등 명품 브랜드 IT 업종과 콜래보 활발
패션 시장서도 캐주얼 브랜드와 협업…"밀레니얼 세대 특징 고려한 변화"
  • 등록 2019-02-15 오전 5:45:00

    수정 2019-02-15 오전 5:45:00

명품 브랜드들이 밀레니얼 세대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프랑스 명품 브랜드 루이비통이 최근 선보인 고가의 무선 이어폰.(사진=루이비통 홈페이지 캡처)
[이데일리 송주오 기자] 루이비통 이어폰, 몽블랑 스마트워치….

콧대 높은 명품 브랜드들의 일탈이 잦아지고 있다. 스트리트 패션과의 활발한 협업과 더불어 최신 IT 기기에도 명품 브랜드들이 손을 뻗고 있다. 1980년 이후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를 잠재적인 고객으로 유치하기 위한 몸부림이다.

프랑스 명품 브랜드 루이비통은 최근 무선 이어폰 ‘호라이즌’을 출시해 업계의 이목을 끌었다. 무선 이어폰의 대명사인 애플의 ‘에어팟’에 빗대어 ‘루이비통 에어팟’으로 불리지만 애플과 협업한 제품은 아니다. 음향전문 기업 ‘마스터&다이나믹’의 시스템을 적용했다. 국내 판매가는 129만원에 달한다. 루이비통 이어폰은 브랜드 특유의 디자인을 반영했으며 최대 3시30분 동안 사용할 수 있다.

앞서 루이비통은 지난해 7월 브랜드 최초로 스마트워치 ‘땅부르 호라이즌’을 출시한 바 있다. 최저 판매가 300만원의 땅부르 호라이즌은 최대 22시간 사용할 수 있었다. 이어 지난 1월 기능을 개선한 새로운 버전의 땅부르 호라이즌을 선보였다. 가격은 최대 549만원에 달한다.

몽블랑이 내놓은 스마트워치 ‘서밋2’.(사진=몽블랑 홈페이지)
루이비통 외에도 IT 기기와 협업하는 명품 브랜드들이 늘고 있다. 몽블랑은 2017년 스마트워치 시리즈 ‘서밋’을 처음 선보인 뒤 지난해 ‘서밋2’를 출시했다. 몽블랑은 삼성전자와 협업해 갤럭시 노트4의 케이스를 제작하기도 했다.

크리스탈 명품 액세서리 브랜드 스와로브스키는 갤럭시 S5의 크리스탈 케이스와 기어핏 스트랩을 제작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명품 브랜드와 IT 기기의 만남은 스마트폰에 집중됐었다. 프라다폰(LG전자), 안나수이폰(삼성전자), 듀퐁폰(팬택) 등이 쏟아졌다. 하지만 이후 스마트폰 시장이 중저가를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명품 브랜드와의 협업이 주변기기로 이동했다.

명품 브랜드들은 고유의 영역인 패션 시장에서도 파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펜디는 휠라 고유의 ‘F’ 로고를 넣은 시리즈를 선보였다. 루이비통은 스트리트 패션 브랜드 슈프림과 손을 잡았고, 발망은 SPA(제조·유통일괄) 브랜드 H&M과 콜래보레이션을 하는 등의 사례가 줄을 이었다.

명품 브랜드의 전략 변경은 밀레니얼 세대를 고려한 계산이 바탕에 깔려 있다. 1980년부터 2000년 사이에 태어난 밀레니얼 세대는 현재 전 세계 인구의 25%인 18억명에 달한다. 노동인구 기준으로는 3분의 1에 해당하는 세계 최대 소비 집단이다. 베인앤컴퍼니에서는 전 세계 밀레니얼 인구를 25억명으로 추산하기도 한다.

강력한 소비 집단으로 부상한 밀레니얼 세대는 앞선 세대와 다른 특징을 보인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사회에 진출한 탓에 일자리 질 저하를 경험, 소득 감소로 미래보다 현재 행복을 추구하는 경향이 짙다. 결혼을 미루는 것이 대표적이다. 밀레니얼 세대의 결혼 감소로 미국 최대 웨딩 업체 ‘데이비즈 브라이덜’은 지난해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또 온라인에 익숙한 세대인 만큼 정보공유가 활발하다.

밀레니얼 세대의 이런 특징이 신비주의를 내세운 명품 브랜드의 전략 변화에 영향을 끼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밀레니얼 세대는 변화된 사회 시스템에서 앞선 세대와 다른 소비를 하고 있다”며 “이런 흐름에서 명품 브랜드도 밀레니얼 세대 공략을 위해 변화를 모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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