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 칼럼]중년 여성 'O자형 다리' 방치하면 무릎관절염 이어져

  • 등록 2018-03-27 오전 5:30:13

    수정 2018-03-27 오전 5:30:13

[경봉수 바른세상병원 관절센터 정형외과 전문의] 주부 최모(경기도 판교· 52)씨는 갱년기를 겪으면서 최근 감정 기복이 심해졌다. 체중도 급격히 늘어 고민이 늘고 있다. 우울한 마음에 운동으로 요가를 시작했는데 몸에 달라붙는 옷을 입고 주변 사람들과 비교해 보니 다리가 ‘O’자라 맵시도 나지 않았고 괜스레 민망했다.

선천적으로 O자 다리가 아니었던 그녀는 누가 자기만 쳐다보는 것도 아닌데 괜히 요가를 가는 게 꺼려졌다. 그저 다리가 휜 것을 노화 현상쯤으로 여겼던 그녀는 얼마 뒤 잦은 무릎 통증과 부종으로 병원을 찾았다가 그 이유가 관절염 때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O자형으로 휜 다리는 고관절에서부터 발목으로 내려오는 체중선이 무릎 중심이 아닌 안쪽으로 지나가는 무릎에 있다. 때문에 휜 정도에 따라 안쪽 무릎으로 체중이 집중, 관절에 지속적인 부담을 준다.

O자형 다리는 선천적인 이유도 있지만 좌식생활 등의 습관으로 인해 나이가 들면서 후천적으로 휘는 경우도 있다. 특히 남성에 비해 여성에게 더 흔한데, 50대 이상이 되면 폐경으로 인한 호르몬 변화를 겪으면서 연골이 약해지기 때문이다. O자로 휜 다리를 가진 사람의 경우 체중이 무릎 안쪽으로 집중되기 때문에 연골 마모를 가속화하면서 내측 관절염을 유발한다. 이렇게 O자로 휜 다리가 무릎 통증의 원인이라면 휜 다리 교정술로 치료할 수 있다.

휜 다리 교정술인 ‘근위 경골 절골술’은 미관상 좋지 않은 다리 교정은 물론 관절염의 진행을 늦추고 예방하는 데 효과가 있다. 특히 이 치료법은 바깥쪽 연골로 체중을 분산해 무릎 안쪽 연골만 비정상적으로 손상되는 현상을 막을 수 있어, 관절을 보존하면서 치료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또한 수술 후에도 운동이나 일상생활에 불편함 없이 정상적인 활동이 가능하기 때문에 환자들의 만족감이 높다.

연골 손상은 한번 진행하면 자연적으로 치유되지 않기 때문에 조기 치료가 중요하다. O자형 다리라고 모두 교정술을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O자형 휜 다리 교정술의 경우 무릎 외측이 건강해야 한다는 조건이 있어야 치료할 수 있다. 때문에 치료 시기를 놓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괜찮겠지’ 하고 통증을 방치하다가는 내 무릎을 살릴 수 있는 마지막 기회를 놓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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