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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정병묵 김기덕 기자] 전국 주택시장 분위기가 침체된 와중에 서울·수도권에서는 ‘로또 아파트’ 청약 열풍이 거세다. 최근 서울 강남권 분양 아파트 단지에 수만명의 청약자가 몰리면서 경쟁률이 수십대 1을 찍고 있다. 이번 주에도 서울에서 주목받는 알짜 분양 물량이 쏟아질 예정이라 청약 흥행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HDC현대산업(012630)개발은 지난 23일 개관한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 ‘당산 센트럴 아이파크’(상아·현대아파트 재건축 단지) 모델하우스에 주말을 포함해 사흘 간 총 2만5000여명이 다녀갔다고 25일 밝혔다. 이 단지는 강남권 고가 아파트와 달리 대부분 공급 가구의 분양가가 9억원 이하로 책정하면서 중도금 대출(분양가의 40%)이 가능하다. 이 때문에 실수요자는 물론 투자 수요까지 몰리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현대산업개발 분양 관계자는 “당산동에서 오랜만에 공급되는 브랜드 새 아파트인데다 입지 여건도 좋아 분양 전부터 관심을 끌었다”며 “대부분 주택형이 중도금 대출(전용면적 114㎡형 제외)이 가능한데다 이자 후불제, 발코니 무료 확장 등까지 제공해 실수요자는 물론 투자자들의 관심도 높다”고 말했다. 이 아파트는 오는 27일 특별공급을 시작으로 본격 청약 일정에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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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같은 아파트 청약 열기가 최근 들어 주춤한 서울·수도권 매매시장의 분위기를 살리는 불쏘시개 역할을 할지에 관심이 쏠린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청약시장에 몰린 자금의 성격(투기성 자금과 안전자산 구매자금)과 매매시장에 유입되는 주택 실수요 자금의 성격이 다를 수 있다”며 청약시장과 매매시장이 따로 노는 주택시장 양상이 당분간 펼쳐질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업계 관계자는 “재건축 시장을 겨냥한 정부 규제로 기존 주택 매매시장의 불확실성이 높아진 상황”이라며 “서울·수도권 주요 지역 아파트 청약 열기가 당장 아파트 매매시장으로는 옮겨붙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