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은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조성된 남북 화해 분위기에 편승해 북·미 협상을 중재하려고 애쓰지만 성과를 내기가 여간 어렵지 않아 보인다.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특사로 파견됐던 김여정 중앙위 제1부부장이 지난 10일 청와대에서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과 만나려다가 불과 2시간 전에 돌연 회담을 취소한 데서도 쉽게 알 수 있는 일이다. 북한은 폐막식에도 김영철 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을 파견한다지만 이방카 고문과의 회동이 성사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미국이 안보에 위협이 된다는 명분으로 외국산 철강제품에 53%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는 권고안에서 한국산은 포함시키고 일본산은 제외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읽힌다. 이런 식으로 가다간 자칫 통상·안보·외교 등 전방위에 걸쳐 막대한 국익 손실을 감수해야 할 판이다. 무엇보다 동맹의 의심부터 해소하는 게 급선무다. 그런 점에서 평창올림픽이 끝나는 대로 한·미 연합훈련을 실시키로 한 것은 당연한 결정이다. 이번 이방카 고문의 방한을 적극 활용해 양국 동맹관계를 확인하는 기회로 삼아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