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최저임금이 시간당 7530원으로 전년대비 16.4% 오르면서 상여금 산입, 휴게시간 부여 등 꼼수를 부리는 사업주들의 행태가 문제가 되고 있다. 반면 사업주들이 추가비용을 부담하면서 노동자들이 최저임금 인상의 혜택을 온전히 받아 삶의 질을 높인 경우도 적지 않다. 김씨가 대표적인 사례다. 김씨가 소속된 업체는 지난 2014년부터 인하대부속병원 현장에서 주 40시간·3교대제로 청소용역업을 담당하고 있다. 인하대병원과 용역업체는 올해 최저임금 인상을 대비해 충분한 협의를 거쳐 인건비 인상분을 모두 용역계약에 반영했다. 특히 기존 노동시간을 유지하면서 인력 감원·통상임금·휴게시간 늘리기 등 편법 없이 최저임금 인상분 전액을 임금 순증가액으로 돌렸다.
김씨는 “쉬는 시간에 동료들과 최저임금 인상으로 급여가 늘어나 팍팍했던 생활이 조금은 나아질 것이란 얘기를 많이 한다”고 전했다.
송도더샵엑스포 주민들 경비원 월급 237만→286만원으로 올려
최저임금 인상으로 직격탄을 맞았던 아파트 경비원 처우 문제도 입주자들이 ‘역지사지’의 자세로 해결을 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인천시 연수구에 있는 송도더샵엑스포 아파트. 1337세대가 입주한 이 아파트는 외주업체에 경비와 환경미화 등을 위탁 운영하고 있다. 올해 큰폭의 최저임금 인상으로 입주민들의 관리비 증가부담이 커질 수 밖에 없어 경비원들과 미화원들은 불안에 떨었다. 그러나 이 아파트 단지 주민들은 휴게시간 연장 등 꼼수없이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부담을 나눠지기로 했다.
이 아파트는 심지어17명이던 미화원을 24명으로 늘려 기존 미화원들의 업무부담을 줄이면서 일자리까지 만들었다. 관리직원도 최저임금 인상폭만큼은 아니지만 모두 임금을 올렸다.
아파트 관리사무소소장은 “지난해보다 세대당 아파트 경비비와 청소비가 월 8000원 이상 인상됐지만 입주민들이 이를 부담키로 했다”며 “이에 따라 기존 경비원(13명)들의 고용 및 근로시간을 종전 그대로 유지하면서 임금에 최저임금 인상분을 전액 반영토록 했다”고 설명했다.
대기업·프랜차이즈 본사 임금인상 고통분담…2·3차 협력사까지 확대해야
대기업들도 최저임금 인상으로 힘겨워하는 협력사들을 돕기 위해 나섰다. 삼성전자는 1차 협력사의 납품단가에 최저임금 인상분을 반영키로 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1500억원 규모의 상생협력기금을 조성하기로 했다. LG와 SK 등도 협력사의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부담완화조치계획을 마련하고 있다.
직격탄을 맞은 프랜차이즈업계 또한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요리연구가이자 프랜차이즈 사업가인 백종원씨가 대표로 있는 더본코리아는 운영 프랜차이즈 중 한 곳인 ‘빽다방’ 가맹점에 원재료 및 부자재공급가격을 최대 24% 인하했다.
생과일전문점 쥬씨와 수제맥주 전문점 생활맥주는 가맹점에 공급하는 부자재 단가를 인하했고 바르다 김선생은 가맹본부가 받는 브랜드 로열티를 14% 내렸다. 편의점 업계도 지난해 GS25를 시작으로 CU, 미니스톱, 세븐일레븐에 이르기까지 잇따라 점주 지원 대책을 내놨다.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은 “최저임금 인상은 ‘저임금노동자의 소득·소비 증가→ 내수 활성화→ 고용 증가’로 이어지는 소득주도 성장의 밑거름이 될 것”이라며 “프랜차이즈 본사와 가맹점간의 이익 분배 구조, 높은 상가임대료 문제 등을 해결해야 소상공인 및 가맹업주들이 최저임금을 지킬 수 있는 충분한 여력을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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