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관련 책도 '미친듯 팔린다'

올해 책 판매량 3만7000권…하반기에 75% 몰려
'블록체인 혁명' '실전 가상화폐 사용설명서' 등 인기
전문가들 "가상화폐 아직은 불안전…맹신 말아야"
  • 등록 2017-12-19 오전 5:30:00

    수정 2017-12-19 오전 8:12:36

가상화폐 열풍에 가상화폐 관련 도서판매도 크게 증가하고 있다. 교보문고에 따르면 올해 가상화폐 판매량은 약 3만 7000권, 이 중 75%가 가상화폐 열풍이 불기 시작한 하반기에 몰려 있다(사진=이데일리DB).


[이데일리 채상우 기자] 비트코인을 포함한 가상화폐 인기가 열풍을 넘어 광풍이다. 이에 힘입어 관련 도서를 찾는 이들도 급증하고 있다. 올해 초부터 이달 18일까지 교보문고에서는 가상화폐 관련 도서가 3만 7751권이 팔려나갔다. 이 중 75%인 2만 8354권은 올해 하반기에 몰려 가상화폐 열풍과 맞물리는 양상을 보였다. 예스24에서도 마찬가지다. 지난 10월부터 판매량이 급증해 이달까지 가상화폐 관련 도서량은 전년 대비 25배나 뛰었다. 올해 출간한 가상화폐 관련 도서는 24종, 이 중 18종이 하반기에 출간됐다.

서울 종로구 대형서점에서는 가상화폐 관련 도서를 읽는 독자를 쉽게 만날 수 있었다. 직장인 남상완(34) 씨는 “주변에 가상화폐로 돈을 번 이들이 생기자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며 “지금부터라도 체계적으로 공부해 본격적인 투자를 해보려 한다”고 말했다. 교보문고는 “가상화폐의 불안전성에 불안을 느낀 투자자들이 정확한 정보를 얻기 위해 관련 도서를 찾는 것으로 분석한다”며 “책은 다른 여타 콘텐츠에 비해 신뢰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예스24는 “지난 9월부터 가상화폐 관련 도서판매량이 크게 늘었다”며 “최근 가상화폐의 인기를 실감케 한다”고 말했다.

독자가 가장 많이 찾은 책은 돈 탭스콧 회장의 ‘블록체인 혁명’(을유문화사)이다. 블록체인이란 가상화폐를 만든 핵심기술로 일종의 ‘공공 거래 장부’다. 가상화폐로 거래할 때 발생할 수 있는 해킹을 막는다. 책은 블록체인의 원리를 설명하고 이 기술이 금융에 어떤 혁신을 불러일으킬지 제시한다. 가상화폐에서 블록체인이 어떻게 작용하고 이를 통해 탄생할 새로운 비즈니스까지 정리했다.

가상화폐 전문가인 빈현우 블록체인아카데미 원장의 ‘나는 가상화폐로 3달 만에 3억 벌었다’(이코노믹북스)도 인기도서 중 하나다. 책은 국내에 거래되는 가상화폐를 분석했다. 초보자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거래방법부터 주의사항, 돈 버는 방법까지 상세히 담았다. 비트코인거래소를 운영하는 이진희 씨의 ‘새롭게 바뀐 비트코인 쉽게 배우기’(한스미디어)는 초보자를 위한 가상화폐 투자 가이드북이다. 가장 궁금해하는 대표 질문을 53개로 정리해 가상화폐를 잘 모르는 독자도 쉽게 투자를 할 수 있게 돕는다. 2014년 출간했을 당시에는 관심을 못 받다가 지난 9월 개정판을 출간해 큰 인기를 끌었다.

일본 가상화폐거래소 비트포인트의 오다 겐키 회장이 쓴 ‘실전 가상화폐 사용설명서’(북오름)도 빼놓을 수 없다. 오다 회장은 창립 1년 만에 비트포인트를 일본 3대 거래소로 성장시킨 가상화폐의 큰손이다. 일본인 변호사 이시즈미 간지의 ‘비트코인이 금화가 된다’(국일증권경제연구소)도 있다. 현실에 있는 황금보다 눈에 보이지 않는 가상화폐가 더 가치있다는 이시즈미는 “비트코인이 투기상품에 불과하다는 생각은 완전한 오판”이라고 단언한다.

일각에서는 몇몇 가상화폐 관련 도서가 투기를 조장할 수도 있다고 우려한다. 상당수가 가상화폐의 긍정적인 면만 부각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투기조장까지는 아니어도 “맹신은 금물”이란 입장에는 의견을 같이한다. 가상화폐가 아직은 불안전한 단계라는 것이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가상화폐가 불안전하고 정보가 부족하기 때문에 투자자는 관련 도서 등을 맹신한다”며 “정확한 추이를 예측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니만큼 긍정적인 면만 강조한 책의 내용에는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올해 1월부터 이달 중순까지 가상화폐 관련 도서 연도별 판매량(자료=교보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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